경총, 중대재해처벌법 1·2호 판결 분석…“과중처벌 우려”

“인과관계 입증 더욱 신중해야”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8일 최근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이 내려진 1·2호 사건에 대해 “사업주의 의무 위반과 사망사고 사이 인과관계 성립 여부에 대한 법리적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이들 판결 내용을 심층 분석하고 시사점을 찾기 위한 전문가 회의를 연 결과 이런 결론이 나왔다고 9일 밝혔다. 회의에는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와 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가 자리했다.

지난달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하청노동자 사망사고의 책임을 물어 원청인 온유파트너스 대표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1호 판결)했고, 창원지법 마산지원은 원청인 한국제강 대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2호 판결)했다.

경총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피고인(대표이사)이 인정하면서 재판에서 사망의 인과관계 성립 여부에 대한 법리적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공소사실을 보면 원청 대표이사의 중처법 위반이 하청업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작업계획서 미수립 등)과 사고 발생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수사기관(노동청·검찰)에 대해서도 하청업체의 산업안전보건법상 구체적 안전조치를 원청 경영책임자의 중처법상 의무로 잘못 이해해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1·2호 사건 판결에서 '매우 엄중한 형량'이 선고됐다며, 피고인 자백을 통해 검찰 공소사실이 그대로 인정될 경우 경영책임자에게 법률 규정에 따라 징역형 위주의 무거운 처벌이 내려질 수 있는 선례가 됐다는 입장이다.

이어 “중처법으로 재판이 예정된 12건(삼표산업 제외)은 모두 안전보건관리 체계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이라면서 “법 준수 대응 능력이 미비한 50인 미만 소규모 기업은 사망사고 발생 시 대표이사가 형사책임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우택 경총 안전보건본부장은 “중처법의 처벌 규정이 과도한데도 이번 판결은 인과관계 입증에 대한 철저한 법리적 검토가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면서 “안전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에 중한 처벌이 부과되지 않도록 법 적용 시기를 추가로 유예하는 등 정부가 하루빨리 법 개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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