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접근” 故박원순 다큐 영화 나온다…성폭력 2차 가해 ‘파장’

권준영 2023. 5. 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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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이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옹호하는 취지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오는 7월 개봉될 예정인 가운데, 피해 여성을 향한 '2차 가해' 논란이 예상된다.

수첩을 응시하는 박 전 시장의 모습이 담긴 포스터엔 '세상을 변호했던 사람 하지만 그는 떠났고, 이제 남아있는 사람들이 그를 변호하려 한다'는 글귀가 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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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9시 기준, 조회수 1만여회 상회…폭발적 반응
현재까지 4000여명 후원 참여…2억원 이상이 모금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다큐멘터리 영화 '첫 변론' 포스터.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 제공, 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다큐멘터리 영화 '첫 변론' 예고편의 한 장면. 해당 사진은 김주명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 <유튜브>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이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옹호하는 취지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오는 7월 개봉될 예정인 가운데, 피해 여성을 향한 '2차 가해' 논란이 예상된다.

9일 정치권 및 박원순 전 시장 다큐멘터리 제작위원회인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에 따르면, 이 단체는 지난 2일 공식 홈페이지에서 "널리 알려 달라"며 박 전 시장이 그려진 포스터를 공개했다. 수첩을 응시하는 박 전 시장의 모습이 담긴 포스터엔 '세상을 변호했던 사람 하지만 그는 떠났고, 이제 남아있는 사람들이 그를 변호하려 한다'는 글귀가 적혔다.

제작진은 지난달 7일 유튜브 채널 방송인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후원금 모금 시작을 알렸고, 이튿날인 8일 홈페이지에 "하루도 안 돼 후원금액이 1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4000여명이 후원에 참여해 2억원 이상이 모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다큐는 박 전 시장을 다룬 책을 토대로 김대현 감독이 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현 감독은 지난해 7월 자신의 SNS를 통해 "'카더라'로 부풀려진 통념과 책이 새롭게 밝힌 사실의 괴리를 알게 된 독자들 상당수가 '대명천지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고 분개했다"면서 "직관적인 영상 미디어를 통해 사건의 진상이 알려져야 한다는 의견이 모여 다큐멘터리를 추진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그동안 언론의 일방적인 보도에 의해 아직도 많은 분들이 본 사건에 대해 잘 모르고 계신다"며 "진영을 떠나 진실을 찾는 분들의 지지를 감히 구한다"고 말했다.

단체가 지난달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한 1분 30초 분량의 예고편엔 '시장의 사망 자체를 하나의 유죄 인정으로 받아들인 것'이라며 '당사자가 더 이상 반론을 펴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냥 마음대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는 진보 성향 매체 출신 기자의 주장이 담겼다.

이와 함께 '박 시장 휴대폰을 무조건 봐야겠다는 건 무리한 주장인 것 같다'는 IT전문가 의견, '비서실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는 김주명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의 발언도 들어갔다.강진구 더탐사 대표는 영상에서 "어느 순간부터 자그마한 의문 제기를 모두 2차 가해로 내몬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서는 페미, 미투, 계엄령이 발동된 상황"이라고 했다. 한 작가는 "죽는 것도 2차 가해라는 기사가 나왔다.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솔직히 모르겠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저희는 박원순을 믿습니다', '여러분들도 그러시리라 믿습니다'는 문장과 함께 후원회원으로 함께 해달라는 메시지로 마무리된 예고편 영상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조회수 1만여회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박 전 시장은 2020년 7월 9일 전 비서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해당 사건을 6개월간 조사한 국가인권위는 2021년 1월 "피해자에 대한 박 전 시장의 성희롱이 있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박 전 시장의 아내 강난희씨가 인권위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법원에 행정소송을 냈으나 지난해 11월 1심 패소 판결을 받았다. 고인의 묘소는 지난달 1일 경남 창녕군에서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으로 이장됐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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