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밸 사기꾼’ 홈즈가 헌신적 어머니?...NYT, 미화 인터뷰로 비판받아
뉴욕타임스가 8일(현지시각) ‘실리콘밸리 희대의 사기꾼’으로 불리며 11년 4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엘리자베스 홈즈 테라노스 창업자를 미화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엘리자베스 홈즈의 상징이었던) 검은색 터틀넥과 낮고 굵은 목소리가 사라졌다”며 “투옥을 기다리며 그는 헌신적 어머니라는 새로운 인물을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바이오 기업 테라노스 창업자인 엘리자베스 홈즈는 피 한두방울로 수백개의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속여 투자자들에게 1억달러(1300억원) 이상을 빼돌리는 등 3건의 사기와 1건의 사기공모 혐의로 11년 4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홈즈는 수년간의 재판을 거쳐 감옥에 수감됐다. 해당 인터뷰는 홈즈가 감옥에 투옥되기 전 이뤄졌다.
홈즈는 테라노스를 운영하며 스티브 잡스를 따라해 검은색 터틀넥을 주로 입었고, 목소리도 낮고 걸걸하게 냈다. 그의 테라노스는 한 때 기업가치가 90억달러(11조9000억원)에 달했고, 경제전문지 포춘지는 홈즈와 테라노스를 커버 스토리로 다루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사기로 판명됐다.
뉴욕타임스는 홈즈의 인터뷰 기사를 다루며, 홈즈를 어린 자녀가 탄 유모차를 밀며 미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가족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헌신적 어머니로 묘사했다. 뉴욕타임스는 홈즈의 목소리를 “부드럽고 약간 낮지만 전혀 눈에 띄지 않는 목소리”라고 표현했다. 홈즈는 자신의 이야기가 영화화되는 것에 대해, “그들은 나를 연기하는 게 아니다. 내가 만든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고 했다. 자신은 원래 평범한 여성이라는 것이다.
홈즈는 또 터틀넥을 입고 낮고 굵은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해, “난 그것이 내가 사업을 잘하는 것으로 보이고, 진지하게 받아들여질 것으로 기대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에는 홈즈가 동거남과 두 아이를 안고 돌이 많은 해변가에서 인자한 어머니 같은 인상으로 찍은 사진도 게재했다. 또 홈즈가 강간 위기 여성들을 위한 전화 응대 봉사활동을 하는 내용도 설명했다.
뉴욕타임스 기사가 나가자 트위터 등에는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뉴욕타임스가 희대의 사기꾼을 일반적이고 헌신적인 어머니로 묘사하며 면죄부를 줬다는 것이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이 기사엔 죄수, 중범죄, 가해자라는 단어가 전혀 사용되지 않았고 해변에서 찍은 가족 사진 한장과 ‘헌신적인 어머니’라는 부제목이 붙어 있다”고 비판했다. 인사이더는 “뉴욕타임스의 기사는 수감된 엘리자베스 홈즈의 명성을 세탁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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