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성 홈스틸 그리워하지 마? KIA 발야구 미래…한 남자 ‘확고한 철칙’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도루는 죽으면 분위기가 한번에 넘어갈 수 있다.”
KIA는 4월29일 잠실 LG전서 구단 최초로 삼중도루에 성공했다. 특히 김규성의 홈스틸은 두고두고 회자될 명장면이다. 올 시즌 개막 후 10개 구단 모든 경기를 통틀어 가장 짜릿했다는 반응이 많다. 김종국 감독은 물론, 덕아웃과 불펜에서 대기 중인 KIA 투수들도 몰랐을 정도로 비밀스럽게 성사됐다.
김규성은 지난주 롯데와의 광주 3연전서도 3루 주자로 나간 적이 있었다. 이때 KIA챔피언스필드 관중석이 들썩거리는 모습이 중계방송으로도 느껴질 정도였다. 치고 던지고 받는 것만 야구가 아니며, 발야구를 통해 더 많은 얘깃거리, 논쟁거리를 생산할 수 있다는 LG 염경엽 감독의 얘기는 옳다.
그러나 김규성의 홈스틸 같은 기습적이면서 파격적인 주루를 자주 보긴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염 감독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꾸준히 장려하는 스타일이라면, 또 한 명의 작전 및 주루에 잔뼈가 굵은 김종국 감독은 생각이 좀 다르다.
김종국 감독은 지난 6일 창원 NC전이 비로 취소된 뒤 김규성의 홈스틸을 다시 회상하며 “대단한 작전이었다”라고 했다. 기본적으로 KIA는 작년보다 올해 작전야구, 뛰는야구의 필요성이 크다. 김 감독은 “작년에는 작전보다 타자들에게 믿고 맡겼다. 팀 타격 성적이 리그에서 가장 좋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팀 타율도 낮아졌고, 작년보다 공격력이 전반적으로 조금 떨어졌다”라고 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공격적인 주루를 권장하지 않는다. 김 감독은 “도루는 확률을 따져봐야 한다. 확률 높은 도루를 해야 한다”라면서 “승부처에 결정적 도루에 성공하면 분위기가 바뀐다. 반대로 실패하면 상대에 분위기를 넘겨준다”라고 했다.
단순히 도루 및 공격적인 주루의 시도 횟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경기흐름과 상황, 확률 등을 두루 따져봐야 한다. 그런 점에서 KIA는 효율적인 주루가 되는 팀이다. 도루 시도가 23회로 6위일 정도로 많은 편은 아니다. 그래서 팀 도루 20개로 6위다. 그러나 도루성공률은 87%로 2위다. 김 감독의 지론에 따라, 확률 높은 뛰는 야구를 하는 셈이다. 반대로 주루사는 8회로 최다 6위다.
KIA는 올 시즌 타선이 안 터져서 답답한 경기를 하는 날은 있었지만, 주루로 자멸하는 경우는 없었다. 6월부터 나성범, 최원준, 김도영이 들어오면 전체적으로 중량감이 높아진다. 그러면 김 감독은 작년처럼 작전 및 발야구를 최소화할 가능성이 있다.
사실 김규성 홈스틸 정도의 극적이고 공격적인 전술은, 가끔 나와야 효율성이 극대화된다. 삼중도루는 KBO 41년 역사상 7차례에 불과했다. 한편으로 KIA는 최근 박기남 수비코치가 9개 구단의 발야구에 대비, 투수들이 준비해야 할 부분을 정리해 공유했다. 상대의 극적인 발야구 가능성조차 최대한 차단하기 위해서다.
[김규성(위), 김종국 감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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