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부 ‘코인투자’ 김남국 질타 분출···金, 결국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박홍근 “국민의 질타, 사과할 건 사과하라”
조응천 “일괄 공개가 해법”
김남국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가상통화(가상자산) 투자 의혹에 휩싸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당 내부 비판이 9일 쏟아졌다. 공직자가 투기성 자산에 투자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부터 김 의원이 해명 과정에서 보인 태도에 대한 질타까지 나왔다. 김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생 위기 속에 공직자로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조선일보가 관련 의혹을 보도한 지 4일만이다.
송갑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SNS에 “민주당 지도부 일원으로서 김 의원에게 말씀드린다. 본질에서 벗어난 발언과 불충분한 해명으로 민주당에 대한 국민 신뢰를 갉아먹는 행위를 중단하라”며 “국민들과 당원들께 머리 숙여 사과하고 관련 정보 전체를 공개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송 최고위원은 “김 의원은 의혹 해소를 앞세우기보다 개인정보 유출 의혹을 제기하거나 타 당 인사를 끌어들이고 무엇을 걸겠다는 등 불필요한 언사를 남발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더 큰 문제는 국민들과 당원들 앞에 사과는커녕 유감을 표명하는 말조차 하지 않는 태도”라며 “국회의원이라는 공직자가 사적 이익을 얻기 위해 수십억원에 달하는 코인을 사고팔고 있었다는 사실이 정말 아무 문제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송 최고위원은 “투기성 위험자산에 쏠리는 청년들의 현실을 개선하고 코인 시장을 둘러싼 여러 문제점들을 해소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고 국회의원의 임무”라며 “이를 제쳐두고 투기성 시장에 함께 뛰어들어 재산 증식에 나서는 것이 어떻게 제대로 된 공직자의 태도가 될 수 있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더 이상 분별 없는 발언으로 당 전체를 욕 되게 하지 말고 첫 등원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공직자의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지 숙고한 후 명확한 해명에 나서기 바란다”고 했다.
박홍근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김 의원의 태도를 지적했다. 박 의원은 “투자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의정 활동에 집중하지 못하고 코인 투자를 했다는 것에 대해서 국민들의 질타가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겸손하게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과할 건 사과하면서도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명명백백하게 밝혀나가는 과정을 밟아나갔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추가로 해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의원의 재산공개 내역을 보면 김 의원은 2020년 말 기준 LG디스플레이 5만675주를 보유했다. 김 의원은 전날 낸 입장문에서 “2021년 1월13일 보유 중이던 LG디스플레이 주식 전량을 매도 주문해 9억8574만1515원의 예수금이 발생했고, 해당 금액을 가상화폐 초기 투자금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의 2021년 말 기준 재산공개 세부 내역을 보면 증권 항목에서 LG디스플레이 5만675주를 매도해 9억4000여만원이 감소했다고 나온다.
다만 예금 항목에서 농협은행 예금이 약 10억1500만원 증가했다. 김 의원이 가상자산 투자에 사용했다고 밝힌 키움증권, 국민은행, 케이뱅크 계좌와도 상관없는 계좌이다. 김 의원은 당시 변동사유로 ‘보유주식 매도금액 및 급여 등’이라고 적었다.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출신인 이용우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주식을 팔았다면 주식이 감소하고 예금이 늘었을 거고 그걸 가지고 코인 투자를 했다 하면 예금이 감소해야 된다”며 “그런데 감소할 때 얼마짜리를 언제 샀는지 이것이 빠져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응천 의원도 SBS 라디오에 나와 “주식 매도한 대금으로 코인을 샀다고 하는데 또 예금 증가가 한 10억원 된다. 그(예금 증가) 출처로 소명한 게 주식 매각인데 이게 뭐냐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일괄 공개하는 게 해법”이라고 했다.
조 의원은 또 “(김 의원이 투자한 ‘위믹스’ 코인이) 잡코인인데 언제 깡통 찰지도 모르는데 저기다가 10억원을 때려 박는다? 미공개 내부 정보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아직도 해소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위믹스는 상장회사인 위메이드가 발행한 코인이라 신뢰도가 높다고 판단했다”며 “만약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서 팔았다면 폭락 직전 고점에서 팔아야 하는데 한참 폭락하던 시점에 매도했다. 내부자 정보를 취득했다면 가상화폐 업계 핵심 관계자를 알아야 하는데 업계 말단 사람이랑도 만난 적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내부 비판이 속출하자 이날 오후 SNS에 “국민들께 더 일찍 사과드렸어야 했는데 억울한 마음에 소명에만 집중하다 보니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못했다”며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모든 거래는 실명 인증된 계좌를 통해서 제 지갑으로만 투명하게 거래했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거나 상속·증여받았다는 것 역시 터무니없는 허위사실”이라며 “당분간은 당의 조사에 적극 임하고 추가로 요구하는 자료가 더 있다면 성실히 제출하겠다”고 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날 김 의원이 과거 가상자산 과세 유예 법안 발의에 참여한 것이 이해충돌에 해당하는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권익위는 “이해충돌 여부에 대한 일부 국회의원의 유권해석 요청에 대해 다른 유권해석 사례와 동일하게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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