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요스바니와 이크바이리 그리고 예상외 마테이 콕, 감독들이 밝힌 지명 이유는
[OSEN=손찬익 기자] 드래프트를 앞두고 이미 대한항공, 한국전력, OK금융그룹, KB손해보험 등 4팀이 재계약을 확정해 문은 더 좁았다. 게다가 요스바니가 1순위로 뽑힐 것이 자명했고, 이후 팀은 이크바이리를 뽑을 가능성이 높았다. 결국 뉴 페이스는 1명뿐이었다.
2023 KOVO 남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이 사흘간의 일정을 끝냈다. 8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드래프트에서 예상대로 삼성화재가 요스바니를 뽑았고, 현대캐피탈은 이크바이리를 선택했다. 마지막 우리카드의 선택이 궁금했고 신영철 감독은 사전 선호도 조사에서 순위권 밖에 있던 슬로베니아의 마테이 콕(27·1m99)을 선택해 놀라움을 안겼다. 그런데 알고보니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도 "요스바니가 아니었다면 마테이 콕을 지명했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의 눈은 다 비슷했던 모양이다.
김 감독은 아시아쿼터에서 1순위로 에디를 뽑았고, 외국인 트라이아웃에서도 1순위로 요스바니를 영입해 최고의 결과를 얻은 것에 대해 만족하면서 달라진 삼성화재를 예고했다. 김 감독은 "팀 컬러가 좀 더 공격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것 같아서 다행이다"라면서 "에디와 요스바니가 오기 전까지 세터 노재욱을 최대한 끌어올려 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정호 등 다른 선수들이 리시브나 디펜스에서 준비해놔야 공격력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또 챔피언이 되고 싶다"고 했던 요스바니는 7위팀 삼성화재에서도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요스바니는 "7위 팀이 우승하기는 물론 어렵다. 하지만 어렵다는 것을 이뤄낼 수 있다면 기쁨과 감동이 두 배가 될 것이다"라면서 "7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항상 최선을 다할 것이고 팀이 아니라 가족의 마음으로 선수들과 잘해보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아시아쿼터를 시행한 것을 알고 있었다. 요스바니는 "KOVO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시아쿼터를 알고 있었다"며 "삼성화재는 몽골의 좋은 선수를 뽑았다. 그 선수가 잘해준다면 팀에 더 나은 옵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시즌 1순위로 삼성화재에서 뛰었던 이크바이리는 삼성화재는 떠나게 됐지만 현대캐피탈에서 V-리그 두 번째 시즌을 뛰게 됐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기량 차이가 크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이크바이리는 국내 경험이 있지 않나. 서브에서도 좀 더 안정적으로 보인다. 우리 문화를 아니까 성실하게 훈련과 경기의 태도가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라며 이크바이리를 선택한 이유를 말했다. 이어 "이크바이리가 빠른 발을 갖고 있어서 그 장점을 극대화할 생각이다"라며 이미 이크바이리에 맞춤 전략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크바이리가 오면서 아포짓 스파이커였던 허수봉은 아웃사이드 히터로 나서게 된다. 최 감독은 "허수봉이 고등학교 때까지 아웃사이드 히터여서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본다"며 "미들 블로커도 가능해 여러 전술이 가능하다"라고 했다.
놀라운 지명을 했던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요스바니와 마테이 콕을 두고 고민을 했다고. "요스바니가 퍼포먼스가 낫고 리시브 등을 보면 마테이 콕 선수가 낫지 않나"라는 신 감독은 "나름대로 기본기, 배구에 대한 능력, 움직임을 보고 선택하게 됐다. 키는 1m99지만 점프 높이는 괜찮더라. 순발력도 좋았다. 국내 선수 블로킹을 생각하면 파워도 있다. 수비도 생각해야 했다"며 마테이 콕의 지명 이유를 밝혔다. 마테이 콕이 아웃사이드 히터지만 우리카드에서 아포짓 스파이커가 될지도 모른다. 신 감독은 아포짓도 염두에 두고 연습경기를 지켜봤다고. "마테이 콕이 아포짓에서는 어떤지를 보려고 블로킹을 세우고 하이볼을 때리는 것도 시켰다"는 신영철 감독은 "면담에서도 국가대표팀에서 아포짓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더라"면서 양쪽 다 활용할 뜻을 비쳤다.
마테이 콕은 지명됐을 때 스스로도 놀란 듯 보였다. 기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인터뷰실에 들어온 마테이 콕은 "너무 좋았다. 전혀 예상을 못했다"면서 "이런 큰 행사 참석이 처음이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고 그래서 더 감정적으로 됐던 것 같다"며 웃었다. V-리그를 동료인 가스파리니를 통해 잘 알고 있었다는 마테이 콕은 "시스템이 잘 갖춰져있고 구단의 지원이 좋다는 것을 들었다. 그리고 이번 트라이아웃에 왔는데 준비된 것이 내 생각보다 잘 돼 있어서 놀랐다"라고 했다. 한국에 17세 때 대표팀으로 온 적이 있지만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최대한 열심히 할 거고 리더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뛰어서 팀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신 감독에 대한 인상을 묻자 "엄격하시고 결과를 원하시는 거 같다"고 했다. 감독이 원하는 결과를 낼 수 있냐고 묻자 단호하게 "충분히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2023∼2024 V-리그 남자부는 외국인 선수 6명이 알던 선수들이다. 이미 한국 배구에 적응한 이들이 예상대로 결과물을 낼까. 아니면 유일한 뉴 페이스가 새 바람을 일으킬까.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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