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오늘 전승절 행사…'우크라 대공세' 앞두고 푸틴 메시지 주목

김민수 기자 2023. 5. 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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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간으로 오후 4시 붉은 광장서 시작…사보타주 우려에 규모 축소
젤렌스키 "러, 나치처럼 우크라서 패배할 것" 확신
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무명용사의 묘지에서 헌화식이 끝난 후 의장대가 크렘린 외곽의 마네즈나야 광장을 떠나고 있다. 2023.05.08/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러시아가 9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승리한 것을 기념하는 전승절을 준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봄철 대공세를 예고하는 등 전황이 급박하게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승절 연설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서 한국 시간으로 9일 오후 4시부터 전승절 기념식이 열린다.

식전에 푸틴 대통령의 연설과 더불어 열병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3일 러시아는 크렘린궁에 대한 무인항공기(드론) 공격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연료저장소 및 화물열차에 대한 폭발물 공격으로 전승절을 앞두고 러시아 내에서 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20곳 이상의 러시아 도시가 열병식을 취소했다.

전승절은 나치 독일에 대한 소련의 승리를 기념하는 날이다. 특히 소련은 2차대전 동안 약 2600만명이 사망했으며, 이에 따라 러시아인에게 전승절은 고난 끝에 승리를 거머쥔 영광의 날로 기억되고 있는 중요한 행사다.

통상적으로 전승절에 러시아 각지에서는 기념식이 진행됐으며, 수도 모스크바 중심부의 붉은 광장에서는 대통령의 연설과 대규모 열병식이 거행됐다.

지난 2005년 60주년 전승절 기념식에는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 등 50개 이상의 국가 또는 국제기구 대표가 참석했다.

전승절은 승전국과 패전국을 불문하고 2차대전 전몰자를 추도하고 평화를 추구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결속을 다지는 상징적인 측면도 존재했다.

또한 푸틴 정권은 전승절을 국민의 애국심을 고취하고 국가 결속을 강화하는 행사로 활용해 해왔다. 특히 열병식에서는 최신 미사일과 탱크 등을 선보이며 러시아의 군사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2012년부터는 전승절에 맞춰 2차대전에 참전한 가족과 친족의 사진을 내걸고 행진하는 '불멸의 연대' 행사가 러시아 전역에서 열렸다.

지난해 전승절 기념식에서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그 동맹국이 배후에 있는 네오나치(우크라이나)와의 충돌은 피할 수 없었다"고 말하면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했다.

8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즘에 대한 승리를 기념하는 유럽의 전승기념일'(Victory in Europe Day)'에 연설하고 있다. 2023.05.08/뉴스1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젤렌스키 "나치처럼 러시아군 패배할 것"…전승절 앞두고 긴장 고조

전승절을 앞두고 전황은 더욱 긴박하게 흘러가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 등에서 공격을 강화하는 한편, 우크라이나는 대규모 반격 작전에 나설 것 예상된다.

러시아 민간용병조직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그동안 요구해 왔던 탄약을 지원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러시아 국방부가 바그너그룹을 충분히 지원하지 않아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면서 오는 10일 철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공격용 드론 약 30대를 격추했으며, 밤새 수도에서 폭발음과 공습 사이렌이 울렸다고 밝혔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러시아가 밤새 60대에 가까운 드론을 발사했으며, 그중 36대가 수도 키이우 방향으로 날아갔다고 말했다. 이번 공격으로 5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 오데사 지역에서는 러시아군이 창고를 공격해 한 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부상했다고 당국은 밝혔다.

헤르손 지역의 한 마을에서도 9세 소년을 포함한 민간인 6명이 다쳤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945년 5월 8일 나치 독일이 연합군에 항복한 기념일인 '유럽 승리의 날'을 기념하는 연설에서 1945년 나치 독일이 패배한 것처럼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패배할 것이라고 확언했다.

그는 "현대 러시아가 되살리고 있는 모든 낡은 악은 나치즘이 패배한 것처럼 패배할 것"이라며 "그때 우리가 함께 악을 물리쳤던 것처럼, 지금 우리는 비슷한 악을 함께 물리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도 5월8일을 제2차대전 승전일로 기념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는 모스크바가 5월9일을 승전일로 기념하는 것과 거리를 두려는 조치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 같은 우크라이나의 조치를 환영한다면서 9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하기 위해 키이우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전 수행을 지원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9일(현지시간) 러시아 옴스크 지역의 보브로브카 마을에서 어린이들이 전승절 행사 중 하나인 '불멸의 연대' 행진에 참석하고 있다. 2022.05.09/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보안상 우려에 러 각지서 전승절 열병식 축소

올해 전승절은 최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박한 정세 탓에 지난해 보다 조용히 진행되는 모양새다.

모스크바타임스는 "러시아는 지난주 크렘린궁에 대한 드론 공격과 임박한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따른 안보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전승절 기념일 축하 행사를 대폭 축소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최전선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시베리아의 몇몇 도시를 포함하여 20개 이상의 러시아 도시에서 열병식이 취소됐다. 2차대전 전몰자를 추모하기 위한 시민들의 '불멸의 연대' 행진도 열리지 않을 예정이다.

지난주 크렘린궁과 러시아 석유 시설에 대한 공격 이후 수십 개 지역에서 전승절에 드론 사용을 금지했으며,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5일 러시아 안전보장이사회와 전승절과 관련한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는 이례적으로 전승절을 앞두고 2주 동안 모스크바 붉은 광장을 폐쇄했다.

익명을 요구한 러시아 정부 관계자는 "위험과 테러 위협 수준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전 전승절 열병식에는 지난해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정규군과 장비 등이 참가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랜드 코퍼레이션의 러시아 군사 전문가인 다라 마시코트는 모스크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의 목표는 건강하고 '정상'으로 보이는 러시아 군대의 이미지를 제시하는 것인데, 실제로는 군대 일부가 심각하게 손상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 전역에서 군사 열병식을 조직하는 관리들이 의무 복무를 마친 징집병, 생도, 군사 교관 등 우크라이나에 배치되지 않은 소수의 군인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은 붉은 광장에서의 열병식이 작년 행사와 비슷한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올해 초에 전승절 열병식에 125대의 군용 차량과 병력 1만여 명이 참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열병식에 참석하는 국가는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니콜 파시얀 아르메니아 총리,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으로 확인됐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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