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녀 '자퇴' 검색, 극단적 선택과 밀접한 관계"

여의도성모병원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13~18세 청소년이 인터넷에서 ‘자퇴’를 검색하는 행동은 자살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원석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메디컬 인터넷 리서치’ 4월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6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국내에서 사망한 13세부터 18세 학생들의 익명화된 자살사망 데이터를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추출했다. 이어 총 26개 국내 청소년 자살 사례와 자해 관련 단어를 검색하는 행위 간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검색 행위와 실제 자살 시점과의 시간차를 반영해 관련성을 검토했다.

분석 결과 ‘자퇴’란 단어를 검색하는 행위는 자살 사망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색 행위와 실제 사망간의 시간 간격 또한 아주 짧은 것으로 확인됐다. 청소년들이 이 단어를 검색한 당일 자살 사망이 가장 잦았다.

여성 청소년의 경우 ‘자해’와 ‘성적’을 검색하는 행위가 자살 사망과 연관성을 보이기도 했다. 전체 조사 대상자에선 ‘자해’와 ‘자살방법’을 검색하는 행위가 자살 사망과 높은 상관성을 보였다. 

한편 다른 국가에서 자살 사망과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우울’을 검색하는 행위는 국내에서는 자살 사망과 높은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국가 자살예방정책의 효과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원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인터넷 검색 점유율 1위 데이터를 활용한 것으로 국내 현실을 비교적 정확히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자퇴를 고려하고 있는 국내 학생들에게 자살사고나 자살 가능성에 대한 사전 평가가 자살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자살은 10~20대 국내 사망 원인 1위로 최근 학생들의 우울, 외로움 및 스마트폰, 인터넷 중독과 같은 문제가 늘어나는 상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고 말했다.

최원석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여의도성모병원 제공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