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與 의원들에 "尹대통령, 형사 피의자라도 이재명 만났어야"

"지난 대선 때 '0선' 후보들끼리 붙어…국회와 정치의 위기"
돈봉투 사건 "들켜서 그렇지 전대 때 돈 좀 쓰셨을 것 아니냐"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공감 8번째 모임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2023.5.9/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노선웅 기자 = 야당 정치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9일 국민의힘 공부모임에 참석해 여야 관계가 현재와 같이 극단으로 치달은 배경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고 꼽았다.

유 전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공감' 모임에서 '이 대표가 민주당을 이끌며 여야 관계가 대립하고 있다'는 김종혁 의원의 질문에 "여기에서 그 문제를 어떻게 이야기 하겠냐"면서도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형사 피의자라도 만났어야 한다. 그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이 대표가 대선에서 졌으니 (전당대회에) 안 나가기를 바랐지만, 자신이 선택을 했다"며 "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검찰개혁법, 박병석 당시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수용한 게 의원총회에서 뒤집혔다. 그게 당과 대통령실에 가장 잘못한 것이라고 본다"고 쓴소리를 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또 "우리나라처럼 소위 선진국이라는 나라에서 국회의원 초선 비율이 이렇게 많이 바뀌지 않는 나라는 없지 않냐"며 "훌륭한 사람들을 모셨지만 왜 4년이 지나면 몹쓸 사람이 되는 것이냐. 참 비극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지난번 대선에서 주요 정당 후보들이 다 0(제로, zero)선이 됐다는 비극을 불러왔다"며 "경륜을 쌓고 훌륭한 자원들이 각 당에 있으면서 (국회의원을) 한 번도 안 한 0선들끼리 붙은 것은 우리 국회와 정치가 굉장히 위기라는 것이며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불행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 다당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4당 혹은 3당 정도로 국회가 재편되고 주요 정당의 의석수가 100석 나머지 정당이 30석 정도를 차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자금법도 과감하게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모임 참석자들에게 "민주당이 돈 봉투 사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사실 들켜서 그렇지 전당대회 때 돈 좀 쓰셨을 것 아니냐"며 "어쨌든 안 들켜서 다행이다. 제 얘기는 이것도 좀 양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정무수석 시절 노 대통령에게 정치자금법을 위반하면 최대 500배 벌금을 물게 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이후 보고 과정을 거치면서 200배, 결국 50배로 줄어든 것을 언급하며 "100배까지 하는 걸 검토해 보라. 10만원을 줬을 때 1000만원을 받는다고 하면 겁이 나서 못 한다. 전당대회나 선거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강연에 앞서 모두 발언에서 "국민들이 어느 정당이든 요구하는 바가 여러 가지일 것이며 그중 여당에 바라는 것은 실력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공감 같은 공부모임이 많아지고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