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포로' 출신 월남 시인·기자 홍원태씨 별세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술과 시 속에 고향(평북 정주)에 대한 그리움을 담았던 홍원태(洪元泰) 전 연합뉴스 출판국 기획위원이 8일 0시께 서울 대방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9일 전했다.
고인의 외손자 정준화씨는 "80대 중반까지도 담배를 피우며 시를 쓰셨고, 술은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드셨다"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이 가을엔 경의선 철길도 뚫릴 건가/나도 휑하니 고향 가서/쌀이나 한가마 가져오게'(시 '귀성열차' 중)
술과 시 속에 고향(평북 정주)에 대한 그리움을 담았던 홍원태(洪元泰) 전 연합뉴스 출판국 기획위원이 8일 0시께 서울 대방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9일 전했다. 향년 만 95세.
1927년 9월 정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7년 월남, 서라벌예대 문창과에 다니다 6·25전쟁을 맞았다. 1952년 거제 수용소에서 반공포로로 풀려난 뒤 공군에 입대해 약 10년간 복무했다.
1963년 합동통신에 들어가 방송뉴스부장, 지방부장, 편집부장 등으로 일했고, 1980년 합동통신과 동양통신이 연합통신(현 연합뉴스)으로 통합된 뒤 초대 편집부장, 편집국 부국장 대우 겸 편집위원을 지냈다. 1984년 퇴직 후 1999년까지 연합뉴스 출판국 기획위원으로 일했다.
1950년대 중반 인천문학인지에 참여하는 등 시인으로도 활동했다. 1985년 시집 '혼자서 마시는 술'을 펴냈다.
'1950년 10월 황해도 어느 벌판/등어리에 쇠붙이 꽂힌 채 한 소년이 혼자서 죽었고/그해 여름 여의도비행장 근처 백사장/엎드려자세의 국방색 청년도 혼자서 죽어 있었듯이/나는 느을 혼자서 술을 마신다'(시 '혼자서 마시는 술')
시집 제목에도 '술'이 들어갈 만큼 애주가였다. 시집에 실은 '혼자서 마시는 술에 대한 해명'이라는 글에서 "전쟁터에서도 그리고 대폿집에서도 늘 나는 혼자였다. 동족끼리 총질을 하던 날도 나 혼자였기에 내 가늠쇠는 늘 하늘을 향하는 버릇이 있었다"고 적었다.
고인의 외손자 정준화씨는 "80대 중반까지도 담배를 피우며 시를 쓰셨고, 술은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드셨다"고 말했다. '북조선-마지막 신의 나라', '용자는 말이 없다' 등 번역서도 냈다.
유족으론 부인 이순이씨와 사이에 1남2녀(홍향미·홍정연·홍두진<미 노스다코타대 교수>)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대방동 성애병원 장례식장 2호실, 발인 10일 오전 7시. ☎ 02-844-5163
chungwon@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모르는 20대 여성 따라가 "성매매하자"…60대 징역 1년 | 연합뉴스
- "창문 다 깨!" 31년차 베테랑 구조팀장 판단이 52명 생명 구했다 | 연합뉴스
- 中대학생 '교내 묻지마 칼부림'에 25명 사상…"실습공장서 착취" | 연합뉴스
- 평창휴게소 주차 차량서 화재…해·공군 부사관 일가족이 진화 | 연합뉴스
- 경찰, '동덕여대 건물 침입' 20대 남성 2명 입건 | 연합뉴스
- 패혈증 환자에 장염약 줬다가 사망…의사 대법서 무죄 | 연합뉴스
- KAIST의 4족 보행로봇 '라이보' 세계 최초 마라톤 풀코스 완주 | 연합뉴스
- [샷!] "채식주의자 읽으며 버텨"…'19일 감금' 수능시험지 포장알바 | 연합뉴스
- 아이돌 수능 고사장 들이닥친 대포카메라…경찰 출동까지 | 연합뉴스
- 태국 남성, 개 4마리 입양해 잡아먹어…유죄판결시 최대 징역2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