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포로' 출신 월남 시인·기자 홍원태씨 별세

이충원 2023. 5. 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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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시 속에 고향(평북 정주)에 대한 그리움을 담았던 홍원태(洪元泰) 전 연합뉴스 출판국 기획위원이 8일 0시께 서울 대방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9일 전했다.

고인의 외손자 정준화씨는 "80대 중반까지도 담배를 피우며 시를 쓰셨고, 술은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드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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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이 가을엔 경의선 철길도 뚫릴 건가/나도 휑하니 고향 가서/쌀이나 한가마 가져오게'(시 '귀성열차' 중)

술과 시 속에 고향(평북 정주)에 대한 그리움을 담았던 홍원태(洪元泰) 전 연합뉴스 출판국 기획위원이 8일 0시께 서울 대방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9일 전했다. 향년 만 95세.

1927년 9월 정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7년 월남, 서라벌예대 문창과에 다니다 6·25전쟁을 맞았다. 1952년 거제 수용소에서 반공포로로 풀려난 뒤 공군에 입대해 약 10년간 복무했다.

1963년 합동통신에 들어가 방송뉴스부장, 지방부장, 편집부장 등으로 일했고, 1980년 합동통신과 동양통신이 연합통신(현 연합뉴스)으로 통합된 뒤 초대 편집부장, 편집국 부국장 대우 겸 편집위원을 지냈다. 1984년 퇴직 후 1999년까지 연합뉴스 출판국 기획위원으로 일했다.

[연합뉴스 연우회 제공]

1950년대 중반 인천문학인지에 참여하는 등 시인으로도 활동했다. 1985년 시집 '혼자서 마시는 술'을 펴냈다.

'1950년 10월 황해도 어느 벌판/등어리에 쇠붙이 꽂힌 채 한 소년이 혼자서 죽었고/그해 여름 여의도비행장 근처 백사장/엎드려자세의 국방색 청년도 혼자서 죽어 있었듯이/나는 느을 혼자서 술을 마신다'(시 '혼자서 마시는 술')

시집 제목에도 '술'이 들어갈 만큼 애주가였다. 시집에 실은 '혼자서 마시는 술에 대한 해명'이라는 글에서 "전쟁터에서도 그리고 대폿집에서도 늘 나는 혼자였다. 동족끼리 총질을 하던 날도 나 혼자였기에 내 가늠쇠는 늘 하늘을 향하는 버릇이 있었다"고 적었다.

고인의 외손자 정준화씨는 "80대 중반까지도 담배를 피우며 시를 쓰셨고, 술은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드셨다"고 말했다. '북조선-마지막 신의 나라', '용자는 말이 없다' 등 번역서도 냈다.

유족으론 부인 이순이씨와 사이에 1남2녀(홍향미·홍정연·홍두진<미 노스다코타대 교수>)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대방동 성애병원 장례식장 2호실, 발인 10일 오전 7시. ☎ 02-844-5163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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