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수출, 제한될 수도"…KBS, EGS 경영 이유

공영방송인 KBS가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친환경 방송 제작 시스템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KBS는 9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 목표를 전화면서 "방송산업계 최초로 개별 프로그램의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친환경 제작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며 업무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등 구호성 정책을 배제하고 실제 지구환경에 도움이 되는 구체적 정책을 추진한다"고 공표했다.

또한 "환경 프로그램 편성을 강화하고 온실가스 및 폐기물 데이터시스템을 구축하며 탄소계산기와 친환경 인증체계를 무료로 배포하는 등 방송미디어 업계의 ESG 경영을 선도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주요 선진국은 PEAR(미국), Albert(영국), Carbon’Clap(프랑스) 등 자국의 방송 및 에너지 환경에 맞춘 방송프로그램 탄소계산기를 개발해 제작 현장에 적용하는 과정이 일반화되어 있다. KBS는 전 세계에서 가장 선도적인 방송프로그램 탄소계산기로 평가받는 BBC Albert 탄소계산기를 도입해 작년부터 프로그램에 시범 적용해왔다.

관계자에 따르면 KBS 대표 스튜디오 프로그램인 KBS 1TV '아침마당'은 1회를 제작하는데 0.18톤의 탄소를 배출한다. 야외 촬영 프로그램인 '일꾼의 탄생'의 경우 1.25톤의 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승용차 1대가 약 415km를 이동할 때 0.1톤의 탄소를 배출한다. 서울과 부산의 거리가 약 390km인 점을 고려하면 '아침마당'은 승용차가 서울과 부산을 왕복할 때의 탄소를, '일꾼의 탄생'은 서울과 부산을 13번 왕복하는 정도의 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환산할 수 있다.

KBS는 해외 탄소계산기의 시범 적용을 마무리하고, 내년까지 한국 실정에 맞는 한국형 방송프로그램 탄소계산기를 정부 및 공공기관과 함께 개발해 방송미디어 산업계에 무상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친환경 제작을 위해 제반 규정을 정비하고 관련 인프라도 구축한다. 올해 내로 방송 제작 가이드라인에 친환경 및 탄소 저감 조항을 신설하고, 내년부터 KBS 전 프로그램에 적용할 계획이다. 또 제작과정에서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차량과 관련된 대책도 마련한다. 업무용 차량을 단계적으로 전기차로 교체하며, 2024년까지 KBS 내 전기차 충전시설을 법정 의무설치 비율의 150% 이상으로 추가 설치해 직원, 스태프, 협력사, 방문객의 전기차 사용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KBS 대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다큐 인사이트', '환경스페셜' 등 핵심 프로그램을 통해 올해 최소 10편 이상의 환경·기후 변화 다큐멘터리를 방송할 예정이다.

KBS 회사 차원에서도 전체적인 탄소 저감 시스템을 구축한다. 올해 내로 KBS의 온실가스 배출량 및 폐기물 총량을 파악해 이사회 경영보고서에 공표하고, 2024년에는 이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실질적 저감 목표 수립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KBS 김의철 사장은 "ESG는 공영방송이 선도해야 할 시대적 과제이며 현실로 다가오는 글로벌 규범이기도 하다"며 "유럽연합이 이른바 '공급망 ESG 실사법' 도입을 추진하는 등 ESG 경영이 구체적이면서도 강제적인 방식으로 요구되고 있다. 관련 기준을 못 맞추는 프로그램은 수출이 제한되는 등 ESG 규제가 한류의 새로운 장벽이 될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KBS는 대표 공영방송으로서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중시하는 ESG 경영을 선도함은 물론, 관련 노하우와 인프라를 방송계에 보급 확장하는데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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