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세대주택 드나드는 수상한 사람들…마약 거래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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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0일 오후 2시 10분께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성이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한 다세대주택으로 들어섰다.
잠금장치 없는 건물 출입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 그는 주변을 연신 두리번거리며 조심스레 우편함 옆 통신단자함을 열더니, 뭔가 든 작은 봉투를 숨긴 뒤 어디론가 연락한다.
연락을 받은 마약 매수자들은 건물 안으로 들어와 한동안 머물며 숨겨진 마약을 찾으려 우편함과 철제 난간, 통신단자함 등을 뒤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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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책·매수자 등 29명 적발…매수자 중에는 현역 군인도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지난 2월 10일 오후 2시 10분께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성이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한 다세대주택으로 들어섰다.
잠금장치 없는 건물 출입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 그는 주변을 연신 두리번거리며 조심스레 우편함 옆 통신단자함을 열더니, 뭔가 든 작은 봉투를 숨긴 뒤 어디론가 연락한다. 이 남성이 숨긴 것은 필로폰이었다.
이날 이후 이 다세대주택은 마약 중독자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장소가 됐다.
연락을 받은 마약 매수자들은 건물 안으로 들어와 한동안 머물며 숨겨진 마약을 찾으려 우편함과 철제 난간, 통신단자함 등을 뒤적거렸다. 경찰이 확인한 것만 십수차례에 이른다.
과거 여기서 마약을 거래했던 매수자가 혹시나 숨겨져 있을 마약을 훔치러 들어와 우편함을 뒤지는 경우도 있었다.
판매자가 마약을 특정 장소에 놓고 사라지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 장소로 일반 시민들이 사는 다세대주택 현관이 활용된 것이다.
이들의 행위는 외부인이 연거푸 들어와 통신단자함을 뒤적거리는 것을 수상히 본 한 주민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경기 수원서부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유통책인 30대 A씨를 붙잡았다고 9일 밝혔다.
또 체포 과정에서 함께 마약을 투약한 30대 여자친구 B씨를 체포하고, A씨로부터 마약을 매수한 27명을 잇달아 검거하는 등 모두 29명을 붙잡았다.
아울러 이 중 A씨를 비롯해 혐의가 중한 5명을 구속하고, 시가 3억원 상당의 필로폰 284.5g을 압수했다.
A씨는 지난 2월부터 2개월여에 걸쳐 중국 채팅어플(위쳇)을 통해 현지 공급책으로부터 5차례에 걸쳐 받은 필로폰 400g을 소분한 뒤 일부를 국내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목을 피하기 위해 CCTV와 출입문 잠금장치가 없는 구식 다세대주택 여러 곳을 거래 장소로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거된 매수자 중 17명은 중국국적 혹은 중국 교포들로, 이들 중에선 불법 체류자도 1명 포함됐다.
의무 복무 중인 현역 군인이 휴가 중에 마약을 매수한 경우도 있었다.
경찰은 시민 제보를 받은 뒤 마약 사건 베테랑 형사 27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꾸려 2개월간 수사 끝에 지난달 14일 A씨를 시흥시 주거지에서 검거했다.
이후 서울과 부산, 경남 등 전국 각지에 있던 매수자들을 차례로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 시민들의 거주 공간까지 마약의 위험성에 노출될 수 있다는 판단에 신속한 검거를 위해 전담팀을 편성해 집중 수사를 벌였다"며 "주택가의 우편함, 계단 등에서 수상한 물건이 보이면 즉시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st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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