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X소리, 직접 보셔"…호퍼 그림 처음 본 진중권의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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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의 저자인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9일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열리고 있는 에드워드 호퍼전을 보고 "가서 직접들 보셔"라는 말을 남겼다.
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시립미술관 에드워드 호퍼전, 이상하게도 유럽에서 호퍼의 그림을 본 기억이 없다.,결국 그의 작품을 태어나서 처음 보는 것"이라며 호퍼의 그림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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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서 '에드워드 호퍼: 길위에서' 열려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의 저자인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9일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열리고 있는 에드워드 호퍼전을 보고 "가서 직접들 보셔"라는 말을 남겼다.
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시립미술관 에드워드 호퍼전, 이상하게도 유럽에서 호퍼의 그림을 본 기억이 없다.,결국 그의 작품을 태어나서 처음 보는 것"이라며 호퍼의 그림을 분석했다.
진 교수는 "(호퍼는) 초기에는 인상주의의 영향, 특히 에두아르 마네의 영향이 역력하다"며 "가령 외광 효과로 빛을 받는 부분이 평면적으로 표현되는 부분이 그렇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이 효과가 나중에 인상주의보다는 조르조 데 키리코(GIORGIO DE CHIRICO)의 형이상학적 회화와 비슷한 방향으로 사용되는 듯 하다"며 "여기서 어딘지 초현실적인, 호퍼 특유의 분위기가 발생하고 호퍼는 이 효과를 실내 조명에까지 확장했다"고 분석했다.
진 교수는 "퍼스펙티브(perspective), 특히 건물의 기하학적 특성을 강조하는 것도 키리코랑 비슷하다"며 "모더니즘이 추상 위주로 전개되다 보니 구상을 고집하는 호퍼로서는 거기서 영향을 취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진 교수는 "호퍼의 화면에 흐르는 냉정한 분위기는 1차 대전 이후의 '아펠 아 로드르'(appel à l'ordre)라는 차분한 분위기, 부분적으로는 독일 신즉물주의(우파)와의 연관이 느껴진다"고 했다.
호퍼 그림의 특유의 쓸쓸함은 프랑스 사진 작가 으젠느 앗제(Eugene Atget)의 사진에 비유하기도 했다. 진 교수는 "도시 풍경에 사람들의 모습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 것은 앗제 사진의 특징이기도 하다"며 "당시 앗제의 사진도 특유의 썰렁한 분위기 때문에 초현실주의자들의 찬사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앗제 본인은 초현실주의와의 연관을 부인하며 자기 사진을 '그저 자료에 불과하다'(Ce ne sont que des documnets)라고 했지만, 이 다큐적 냉정함이 호퍼의 데드팬(deadpan) 분위기와 어떤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진 교수는 "도시의 일상을 다룬 것은 사실주의와 인상주의 이후에는 보편화한 현상"이라며 "다만 그 배경이 20세기 미국이라는 것이고, 주유소나 썰렁한 바 등은 19세기 파리 몽마르트르의 분위기와는 전혀 달라 이것이 벌써부터 약간의 팝아트스러운 느낌을 준다"고 했다.
진 교수는 "(전시를 보면서 이런) 등등의 생각을 했다"며 "근데 다 쓸데없는 X소리고, 가서 직접들 보셔"라고 전시를 추천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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