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명 해고하겠다” 발표했지만...여전히 전망 어두운 ‘제2 테슬라’ [월가월부]

김인오 특파원(mery@mk.co.kr) 2023. 5. 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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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미국 주요 주가 지수 엇갈려
고금리 시달린 루시드, 시간외 9%↓
“이자 비용 탓에 순 손실 커져”
수요 제시 없고 생산 전망치 불안
팔란티어 호실적에 시간 외 20%↑
전기차 루시드 에어 세단 /사진 제공=루시드
이번 주 첫 거래일인 8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기준) 뉴욕증시에서는 주요 주가 지수가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직전 거래일보다 0.05% 올라선 반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17% 하락했습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와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각각 0.18% , 0.56% 올라섰습니다.
현지시간 8일 지역은행 ETF 시세
산업 부문을 보면 금융 안정성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지역 은행주 하락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이날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는 두 가지 보고서를 통해 지난 3월 이후 불거진 지역은행 유동성 위기감이 아직 남아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우선 반기 별로 나오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연준은 유동성 부족 사태로 불거진 은행 시스템 스트레스와 부동산 시장 하방 압력,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 금융 안정성 측면에서 가장 큰 부정적인 변수이지만 금융 시스템 전반은 안정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연준이 시장 전문가와 경제학자 등을 상대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이들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과 긴축 통화 정책, 은행권 유동성 스트레스, 부동산 하방 압력, 지정학적인 긴장에 주목하면서 이로 인해 머니마켓펀드와 스테이블코인, 헤지펀드를 비롯해 일부 대기업에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봤습니다.

한편 이날 연준이 시중 은행 대출 사업 담당 고위 관계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분기 보고서를 보면 응답자들은 앞으로 은행들의 대출 기준이 엄격해질 것이고, 수요도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경제 침체 시 대출 포트폴리오 신용도와 고객 담보 가치 악화 가능성을 주로 우려하고 고객들은 예금 대량 인출 사태가 이어지는 경우 은행 유동성 상태를 불안해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처럼 은행권 위기감이 여전한 기운데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야후 파이낸스 인터뷰를 통해 “확실히 시장과 기업 측면에서 신용 경색(credit crunch) 혹은 적어도 신용 긴축(credit squeeze)이 시작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면서 “상황이 어느 정도 까지 전개될 지 미리 알 수 없지만 신용 활동이 위축되면 경제가 둔화되기 때문에 통화 정책을 결정할 때 절대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 결정 투표권을 가진 굴스비 총재는 “현재로서는 침체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야 한다”면서도 금리 향방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할 때가 아니라고 언급했습니다.

8일 루시드 주가
개별 종목을 보면 폐장 후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전기차 루시드(LCID↓0.26%) 주가가 시간 외 거래 초반 9% 넘게 하락하는 분위기입니다. 회사의 올해 1분기(1~3월) 실적을 보면 루시드는 1주당 0.43 달러 순손실을 기록했고 분기 매출은 1억494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루시드의 주당 순손실에 대해서는 뚜렷한 기대치가 나오지 않았지만 매출의 경우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 집계 기준 월가 기대치(2억990만 달러)를 밑돌았습니다.

다만 연간으로 비교해 보면 루시드의 올해 1분기 순 손실은 7억7950만 달러로 작년 1분기(8130만 달러 순 손실) 대비 약 9배 늘어났습니다. 매출이 1억4940만 달러로 작년 1분기(5770만 달러) 보다 늘어났지만 순 손실이 급증한 데 대해 루시드의 피터 롤린슨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차입 비용이 증가한 것이 변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영진은 “적어도 내년 2분기까지는 자금 조달 여력이 충분하다”면서 회사 현금이 약 34억 달러이고 신용 여유분은 약 7억 달러라고 언급했습니다. 작년 말 현금은 44억 달러, 신용 여유분은 5억 달러였습니다. 회사는 앞서 3월 현금 지출을 줄이기 위해 전체 직원 약 18% 에 해당하는 1300명을 감축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매도세를 키운 것은 앞으로의 실적도 전망이 어둡다는 점입니다. 회사는 주력 전기차종인 루시드 에어 세단 예약 대수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앞서 2월 2022년 4분기 실적 발표 당시 경영진은 에어 세단 예약 대수가 2만8000대 이상이며 2023년 해당 차종 생산 전망치가 1만~1만4000 대라고 언급했지만 이번 실적 발표에서는 올해 에어 세단 생산이 1만대 이상이라고만 언급했습니다.

회사는 지난 4월에 전기차 인도 실적 발표 당시 “올해 1분기에 에어 세단 2314 대를 생산했지만 이 중 소비자에게 전달된 것은 1406 대”라고 밝힌 바 있는데 투자자들은 이번 실적 발표를 계기로 수요 둔화 리스크에 주목해 주식을 내다 파는 분위기입니다.

8일 팔란티어 주가
반면 빅테이터 범죄 분석업체 팔란티어(PLTR↑4.45%) 주가가 폐장 후 호실적 발표와 인공지능(AI) 사업 기대감에 힘입어 시간 외 거래 초반 20% 가량 뛰는 모양새입니다. 팔란티어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해 연방수사국(FBI), 국가안전보장국(NSA), 국토안보부(DHS) 등 미국 주요 정보 당국과 기업을 고객으로 둔 업체입니다. 범죄나 테러 징후, 자금 세탁, 밀수 등을 감지하는 솔루션 서비스를 하는데 9·11 테러 주범인 오사마 빈 라덴 물색 작전 협력사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날 회사가 발표한 올해 1분기(1~3월) 실적을 보면 1주당 순이익(EPS)은 0.05 달러, 매출은 5억2500만 달러를 기록해 레피니티브 집계 기준 월가 전문가 예상치(EPS 0.04 달러, 매출 5억600만 달러)를 웃돌았습니다. 무엇보다 해당 분기 매출이 연간 18% 늘어났는데 지역 별로 보면 미국 내 매출이 26% 증가한 점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미국 시장을 보면 팔란티어의 기존 주요 고객은 정부 기관이지만 올해 1분기 민간 기업 고객 수가 기존 103곳에서 155곳으로 늘어났습니다. 한편 이날 실적 발표를 통해 알렉스 카프 CEO는 “신규 AI 플랫폼에 대한 고객 수요가 전례없는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AI 열풍은 첨단 반도체 기업 매수세로 꾸준히 이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직전 거래일에 이어 8일 하루에도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5.79%) 와 엔비디아(NVDA ↑1.64%) 주가도 상승세를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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