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경계감’...주춤한 5월 회사채시장

강봉진 기자(bong@mk.co.kr) 2023. 5. 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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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수요에측 예정기업 10곳 밑돌아
PF 대주단 협약 가동에 우려 커진듯
고금리 매력에 위축되지 않을 듯 의견도
올해 공모 회사채 발행액. <자료=현대차증권>
4월에 활기를 되찾는 듯했던 공모 회사채 발행시장이 5월 들어서 다시 주춤하는 분위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대출취급기관) 협약에 따른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며 경계감이 높아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앞둔 기업(발행사)는 10곳(5일 기준)을 밑돈다. 15일 현대건설기계(A-) 500억원, 17일 LG헬로비젼(AA-) 1000억원, 17일 혹은 18일 포스코인터내셔널(AA-) 2000억원, 18일 DL(A+) 700억원, 22일 삼천리(AA+) 1500억원 등이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4월 공모 회사채 발행건수는 42건, 발행금액으로는 7조3700억원에 이른다. 3월 발행건수와 발행금액이 각 25건, 5조2300억원으로 발행규모는 40% 가량 늘었다. 연초 회사채시장이 초강세를 보였던 1월과 2월에는 발행액이 각 7조6000억원, 10조3000억원에 달했다.

국내 금융시장의 최대 우려요인으로 꼽히는 부동산 PF 경계감이 자금조달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국내 크레디트시장의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PF 우려는 여전히 진행형”이라며 “4월 대주단 협약을 통해 ‘옥석 가리기’와 캠코 펀드를 통한 PF 부실 정리의 성공 여부가 하반기 크레디트시장 안정화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최근 CP 금리 안정에도 불구하고, PF-ABCP 금리가 오르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자료=삼성증권>
실제 부동산 PF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높은 부동산 PF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금리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PF ABCP(A1등급 3개월 기준) 일평균 거래금리는 2월 말 4.2% 수준에서 최근 5%에 육박하며 올랐다. A2등급은 같은 기간 7% 초반에서 9%에 달할만큼 상승했다

반면 양도성 예금증서(CD·AAA급 시중은행 발행 91일물 기준), 기업어음(CP·A1등급 91일물) 등 단기 시장금리는 하락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CD금리는 기준금리(3.5%) 수준인 3.55%에, CP금리는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6개월만에 4%를 밑돌며 3.97%를 기록중이다.

최근 국채 금리가 다시 낮아지면서 연초과 같이 역캐리 상황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과거 역캐리 상황에서 국채보다는 회사채 수요가 증가했다. <자료=삼성증권>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부동산 PF에 대한 우려에도 회사채 발행시장이 양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PF 대주단 협의체 가동과 관련해 경계감이 대두될 수 있지만 전면적인 크레디트 투자심리 위축 현상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과 국채 역캐리 부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져 지난 1, 2월과 마찬가지로 금리가 높은 크레디트채권으로 캐리수요가 집중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의 주요 투자자인 기관투자자는 CD 등 단기물로 자금을 조달해 국고채 3년 등 장기물로 자금을 운용한다.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은 장단기 금리 역전상황이 되면 조달 비용에 비해 운용 수익률이 낮은 역캐리 상황이 발생한다. 역캐리 상황에서는 운용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국고채 3년물보다 금리가 높은 크레디트 채권(회사채)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다. 현재 3·5·10·20년 등 모든 국고채금리가 기준금리(3.5%)를 밑도는 3.3% 전후의 금리대이고 이런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상대적 고금리인 회사채로 수급이 몰릴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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