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피 뒤집어쓴 한인 꼬마, 美총기참변에 가족 잃었다

미국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는 앨런 쇼핑몰에서 발생한 총기 사건으로 숨진 조규성(38)·강신영씨(36) 부부와 작은아들 제임스(3)의 장례 절차 등에 도움의 손길을 모아달라는 페이지가 열렸다. 사진은 조씨 가족의 모습. /사진='고펀드미' 페이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한 대형 쇼핑몰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한인 교포 가족이 희생된 가운데 여섯살배기 아들이 홀로 생존한 사실이 전해졌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는 앨런 쇼핑몰에서 발생한 총기 사건으로 숨진 조규성(38)·강신영씨(36) 부부와 작은아들 제임스(3)의 장례 절차 등에 도움의 손길을 모아달라는 페이지가 열렸다. 큰아들 윌리엄(6)은 크게 다쳐 병원에 이송됐으나 현재는 중환자실에서 나와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글에 따르면 이들 4인 가족은 지난 6일 함께 앨런 쇼핑몰에 방문했다. 나흘 전 생일이었던 큰아들 윌리엄에게 부부가 선물한 옷 사이즈가 맞지 않아 바꾸려던 차였다. 그러다가 오후 3시36분쯤 변을 당했다.

당시 '총격이 있었다'는 아들의 전화를 받고 구조에 나섰다는 현지 주민 스티븐 스페인하우어는 미국 CBS에 조씨 가족으로 추정되는 이들에 대한 목격담을 전했다. 그는 "숨진 한 여성의 몸을 돌렸을 때 (밑에서) 4~5세 정도로 어린 소년을 꺼냈다"며 "아이는 누군가 피를 쏟아부은 것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피투성이였다"고 전했다.

그가 아이에게 상태를 묻자 어린 소년은 "엄마가 다쳤어요"라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전해졌다. 스페인하우어는 살해당한 엄마가 아이를 보호하면서 (아이가) 살아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사연이 알려지자 고펀드미 페이지에는 익명·기명의 모금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현 시간 기준 8시간 만에 목표액의 15배가량인 73만달러(약 9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모였다.

기부자들은 남은 큰아들에게 애도의 말을 전했다. "윌리엄이 세상에 남아있는 모든 사랑과 친절을 받고 자라기를 바란다" "어린 나이에 이런 일을 겪게 해 미안하다" "너의 어린 시절이 걱정 없이 마냥 재미있어야 하고 너를 돌보는 게 성인으로서 우리들 일이다. 실망하게 해서 미안하다" 등 메시지를 남겼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