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특별 서비스라더니”…코웨이, 정수기 부품 교체 곰팡이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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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박아무개(49)씨는 최근 정수기 고객센터 전화를 받고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다.
고객센터 상담원이 "렌털 중인 정수기에 대해 특별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수거해서 부품을 교체한 뒤 재설치를 해주는 방식이라 4~5일 정도 기간이 소요된다. 사용 못 하는 기간이 발생하는 만큼 다음달 렌털비의 50%를 깎아준다"고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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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박아무개(49)씨는 최근 정수기 고객센터 전화를 받고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다. 고객센터 상담원이 “렌털 중인 정수기에 대해 특별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수거해서 부품을 교체한 뒤 재설치를 해주는 방식이라 4~5일 정도 기간이 소요된다. 사용 못 하는 기간이 발생하는 만큼 다음달 렌털비의 50%를 깎아준다”고 했다는 것이다. 박씨가 수차례에 걸쳐 부품교체 사유를 물었지만, 상담원은 “소비자를 위한 특별서비스”라는 말만 반복했다. 박씨의 의문은 서비스 기사가 정수기 수거를 위해 방문하고서야 풀렸다. 박씨는 “기사 말로는 ‘정수기 단열재(보냉재) 부분에 곰팡이가 핀다는 불만이 있어 교체를 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며 “지금까지 월 3만1800원을 내고 곰팡이 물을 마신 건지 찜찜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코웨이가 곰팡이 발생 우려가 큰 특정 모델의 단열재(보냉재)를 교체하면서 소비자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코웨이 쪽은 “선제적 대응일 뿐”이라고 강변하지만, 소비자들은 “곰팡이 발생 사실을 숨기려는 의도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9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코웨이는 최근 자사의 CHP-7200 모델을 대상으로 단열재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코웨이가 지난 2017년 8월 출시한 이 모델은 ‘직수방식과 나노필터’를 내세운 히트 상품이다.
문제는 직수형 정수기의 곰팡이 발생 빈도가 높다는 데 있다. 냉수가 나오는 정수기는 냉각기 온도 유지를 위해 본체에 스티로폼 재질의 단열재를 사용한다. 그런데 정수기 안과 밖의 온도 차이로 단열재 주변에 수분이 맺혔다 마르는 과정에서 곰팡이가 증식하는 것이다. 지난 2019년 LG(엘지) 퓨리케어 곰팡이 논란을 시작으로 정수기 곰팡이에 관한 소비자 불안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코웨이는 이런 현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단열재 교체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이란 입장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한겨레>에 “스티로폼 단열재의 경우, 물기 때문에 곰팡이가 발생할 수 있어 2019년 소비자원이 권고한 바에 따라 항균 작업이 돼 있는 단열재로 무료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며 “렌털 후 28개월 이상 지난 소비자들에게 유로관 교체 등 약정된 스페셜케어 서비스를 해주며 함께 작업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자세히 안내하도록 조처했는데, 고객센터의 응대에 소홀함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특별히 CHP-7200 모델에 한해 작업을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모델마다 냉각방식이 다른데, 코웨이 뿐 아니라 다른 업체도 단열재 업그레이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혹시 곰팡이가 생겨도) 입수부부터 출수부까지 완전 밀폐 구조이기 때문에 수질에는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또 다른 코웨이 정수기 사용자인 조아무개(44)씨는 “리콜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대신 눈에 보이는 스티로폼만 교체하는 것으로 의심된다. 교체 사유에 대해 명확히 안내하지 않는 것도, 굳이 정수기를 수거해 부품을 교체하는 것도 곰팡이 발생 사실을 숨기려는 의도가 아닌지 미심쩍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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