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 때 베이비시터에게 납치됐다” 50년 만에 가족 만난 美여성 사연
베이비시터에게 납치됐던 미국 여성이 50여년 만에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갔다.
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포스트 등은 납치 피해자 멜리사 하이스미스의 사연을 전했다. 멜리사는 생후 22개월이던 1971년 8월23일 납치됐다.
당시 21살이었던 멜리사의 친모 알타 아판텐코는 멜리사의 친부 제프리 하이스미스와 별거 중인 상태였다. 알타는 딸을 데리고 텍사스주(州) 포트워스로 이사했다. 한 지역 식당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게 된 알타는 멜리사를 돌봐줄 베이비시터를 고용하기로 결정했고, 지역 신문에 구인광고를 실었다.
이때 광고를 보고 온 사람이 멜리사의 납치범이었다. ‘루스 제이슨’이라는 이름을 쓴 이 여성은 이 지역에서 가정 탁아소를 운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알타가 출근한 사이 집으로 찾아왔고, 알타의 룸메이트로부터 멜리사를 넘겨 받았다. 그러나 이 여성은 멜리사를 데리고 집을 나간 뒤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알타는 딸이 돌아오지 않자 경찰에 즉시 실종 신고를 했다. 하지만 경찰은 멜리사와 납치범의 행방과 관련한 어떠한 단서나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알타와 가족들은 멜리사의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가족들은 지난해 9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찰스턴에서 멜리사로 추정되는 이를 봤다는 익명의 제보를 받았다. 이 제보자는 미 국립 실종학대아동방지센터에서 제작한 ‘멜리사의 현재 예상 모습’ 사진과 비슷한 여성을 봤다고 주장했다. 가족들은 즉시 찰스턴으로 향했지만 큰 수확을 얻지는 못했다.
이후 제프리는 ‘23앤드미’를 통해 DNA 검사를 받기로 했다. 23앤드미는 미국 벤처기업으로, 가정용 DNA 검사 키트를 이용해 고객이 직접 검체를 채취해서 보내면 이를 분석해 결과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검사 결과에는 자신의 조상, 친척 관계 등이 포함되기 때문에 고객은 결과를 보고 자신과 교류하지 않는 친척의 존재도 알 수 있다. 제프리는 검사 결과를 받아본 뒤에 자신이 알지 못하는 손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제프리는 이 손자가 멜리사의 자녀일 수 있다고 생각했고, 이를 가족들에게 알렸다. 제프리의 가족들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멜리사에게 연락을 취했고, 결국 51년 만에 재회할 수 있었다.
멜리사는 ‘멜라니 월든’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이 납치됐다는 사실은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나는 학대하는 가정에서 자랐다”고 밝혔다. 이어 “어린 시절 사랑받지 못했고, 결국 15살에 집에서 나왔다”며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을 했고, 거리를 전전하며 생활했다”고 말했다.
멜리사와 친부모는 가족관계를 확실히 확인하기 위해 정식으로 DNA 검사도 받았다. 지난주 포트워스 경찰은 검사를 통해 멜리사 하이스미스가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멜리사는 자신의 법적 이름을 ‘멜라니’에서 멜리사로 바꾸고, 가족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남편과 결혼식도 다시 올리고 싶다고 했다.
멜리사를 양육한 이가 납치범인지, 납치범이 다른 이에게 멜리사를 넘겨주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매체는 “납치범에 대한 공소시효는 오래 전 만료됐으나, 경찰은 여전히 대중에게 납치범을 추적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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