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클론 vs. 큐로셀, 韓CAR-T 개발 최초 타이틀 거머쥘 곳은?
큐로셀, ICML서 2상 중간결과 공개...앱클론, ASCO서 1상 최종결과 발표
큐로셀 2024년 내 韓허가 신청...앱클론은 늦어도 2025년이면 가능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글로벌 제약사(빅파마)가 개발한 ‘키메릭항원수용체’(CAR)-T 치료제가 미국에서 최초 승인된 지 7년이 흐르면서, 관련 제품도 6종으로 늘어났다. 해당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국내 큐로셀과 앱클론(174900)은 자체 CAR-T치료제 후보물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주력 후보물질의 개발 상황은 큐로셀이 앱클론보다 1년 가량 앞서 있다. 내달 각각 주요학회에서 임상 2상 중간결과와 임상 1상 최종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양사는 모두 임상 1/2상 후 곧바로 국내 허가를 시도하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임상 순항 시 2024~2025년 사이 국내사의 CAR-T가 등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CAR-T 치료제 개발에 최일선에 있는 기업은 단연 큐로셀과 앱클론이다.
각사에 따르면 큐로셀은 지난 2021년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재발성 불응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및 B세포 급성 림프구성 성인 백혈병(ALL) 환자 대상 3차 치료제로 자체 발굴한 ‘CRC-01’(성분명 안발캅타진 오토류셀)의 임상 1/2상을 승인받았다. 또 앱클론은 같은 해 12월 국내사 중 두 번째로 B세포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 대상 3차 치료제로 ‘AT101’의 임상 1/2상을 승인받은 바 있다.
큐로셀은 지난해 6월 유럽혈액학회(EHA)에서 주력 후보물질 CRC01의 임상 1상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오는 6월에는 스위스 루가노에서 개최되는 ‘국제림프종학회’(ICML)에서 임상 2상의 중간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앱클론 역시 내달 미국 ‘암종양학회’(ASCO)에서 자사 후보물질 ‘AT101’의 임상 1상 최종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국내사 중 최초로 CAR-T 후보물질의 임상을 승인받은 큐로셀이 앱클론보다 1년 가량 진도가 빠른 상황이다.
현재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시판된 CAR-T는 B세포 위에 CD19 항원을 타깃하는 약물과 ‘B세포성숙항원’(BCMA)를 타깃하는 약물로 구분된다. 스위스 노바티스의 ‘킴리아’와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예스카타’와 ‘테카투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브레얀지’ 등 4종이 CD19 타깃 거대 B세포 림프종 및 백혈병 관련 적응증을 보유한 약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밖에도 BMS의 ‘아벡마’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카빅티’ 등 BCMA 타깃 다발성골수종 대상 CAR-T가 2종 더 시판됐다.
앞서 언급했듯 CRC01과 AT101은 모두 CD19를 타깃하는 B세포 관련 혈액암을 적응증으로 개발되고 있다. CD19 타깃 CAR-T치료제 시장을 선도하는 예스카타와 킴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12억 달러와 5억3600만 달러였다. 미국과 유럽에서 DLBCL이나 ALL 관련 3차 치료제에 머물러 있는 킴리아와 달리 2차 치료제 적응증을 추가로 확대한 예스카타의 분기별 매출이 40~80%씩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시장에 진입하려는 큐로셀과 앱클론은 자사 약물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자신하고 있다. 먼저 큐로셀은 자사 CRC01은 생산 과정에서 암의 면역 회피과정에 기여하는 PD-1이나 TIGIT 등 표면 수용체의 발현율을 평균 70%와 90%씩 감소시킨 물질이다. 같은 CD19을 타깃하더라도 킴리아 등보다 암의 활성을 더 크게 떨어뜨려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지난해 6월 EHA에서 발표한 CRC01의 임상 1상 결과 B세포 림프종 환자 11명중 9명(82%)가 ‘완전관해’(CR)에 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리아의 임상에서 확인됐던 CR(32%) 대비 2.5배 이상 높은 값이다.
앱클론의 AT101는 CD19 타깃 시판된 4종의 CAR-T치료제와 다른 세부 에피토프(표적부위)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약물이 CD19 중 fmc63이란 에피토르를 노리는 것과 달리 AT101은 1218을 타깃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회사 측은 자사 후보물질의 경우 기존 CAR-T에 불응한 환자에게 시도될 수도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앱클론도 지난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서 내놓은 AT101의 임상 1상 중간결과를 내놓았다. 당시 결과에 따르면 6명의 환자 중 3명에서 CR이, 2명에게서 부분 관해(PR)가 관찰됐다는 내용이 포함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CAR-T치료제는 투약 후 1개월 내에 효과와 안전성의 초기 결과가 나온다. 또 투약후 3개월 시점에서 효능에 대한 정밀 평가를 하는 방식이다”며 “투약은 이미 수개월 전에 끝났고 정밀 분석한 결과를 ASCO에서 내놓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큐로셀과 앱클론은 모두 임상 1/2상 완료 후 3상 없이 자체 개발 중인 CAR-T치료제의 국내 허가를 시도한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 의약당국으로부터 임상 3상 없이 시판 허가를 받은 해외사의 제품과 같은 절차를 밟겠다는 얘기다.
이를 바탕으로 큐로셀은 빠르면 올해 CRC01의 임상 2상 종료 및 내년 중 식약처에 허가 신청을 진행할 것으로 계획중이며, 지난 2월 기술성 평가에 통과해 연내 코스닥 상장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앱클론 역시 늦어도 2025년 내로 허가 신청 절차를 완료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앱클론 관계자는 “2상을 진행하는 도중에 3상 없이 허가 받는 데 필요한 논의를 식약처와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며 “규제당국의 검토 시간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허가 신청이 아닌 완료 시점 등은 현 시점에서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김진호 (two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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