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만 하루 74톤' 원두 폐기물, '식물성 대체 단백질'로 재탄생

류준영 기자 2023. 5. 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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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마트나 편의점에서 파는 음료, 빵, 아이스크림 식품을 보면 모두 포장지에 '프로틴'이라고 단백질 함량을 아주 크게 표기하잖아요. 8g 들었다, 10g 들었다는 식으로 너도나도 숫자 늘리기 경쟁이 한창인데 앞으로 가장 큰 마케팅 포인트가 될 겁니다."

다이어트를 위해 음식을 무조건 절제하기보다 저칼로리·고단백질 식품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고 먹거리를 즐기는 현상이 확대된 데다 비건(Vegan·채식주의)·친환경·동물복지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어반랩스와 같은 푸드 업사이클링 스타트업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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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푸드 업사이클링 스타트업 어반랩스 김선현 대표
어반랩스 김선현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최근 마트나 편의점에서 파는 음료, 빵, 아이스크림 식품을 보면 모두 포장지에 '프로틴'이라고 단백질 함량을 아주 크게 표기하잖아요. 8g 들었다, 10g 들었다는 식으로 너도나도 숫자 늘리기 경쟁이 한창인데 앞으로 가장 큰 마케팅 포인트가 될 겁니다."

2019년 출범한 푸드 업사이클링 스타트업 어반랩스 김선현(36) 대표의 말이다. 이 회사는 단백질 트렌드를 겨냥했다. 커피를 내린 후 남는 원두 찌꺼기인 '커피박'을 단백질 식품 원료로 만들어 공급하는 B2B(기업간거래) 사업이 핵심이다.

김 대표는 "커피박을 분쇄하고 고온·고압 추출 과정을 거쳐 식용으로 가능한 단백질 및 유효 성분을 뽑아낸 뒤 성분 배합을 통해 식물성 대체 우유·달걀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원료로 가공한다"고 했다. 지금은 대체육 전문 기업 디보션푸드를 비롯해 일부 건강기능식품 제조사와 제품 실증을 진행하거나 협의 중이다.

다이어트를 위해 음식을 무조건 절제하기보다 저칼로리·고단백질 식품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고 먹거리를 즐기는 현상이 확대된 데다 비건(Vegan·채식주의)·친환경·동물복지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어반랩스와 같은 푸드 업사이클링 스타트업에 관심이 집중된다.

특이한 점은 식품업계에서 주로 쓰는 대두·완두·녹두와 같은 콩이 아닌 커피박을 쓴다는 것. 김 대표에 따르면 원두의 0.2%가 커피로 추출되고 99.8%가 커피박이 되는데 이 속엔 원두의 섬유질이나 단백질 유효 성분이 가득하다. 김 대표로부터 커피 찌꺼기가 단백질로 대변신한 연구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처음부터 커피박을 염두에 뒀나.
▶아니다. 막걸리 부산물로도 연구했었다. 막걸리박(막걸리를 제조하고 남은 찌꺼기) 자체가 쌀이기 때문에 몸에 좋은 영양소가 많다. 하지만 도가마다 막걸리 레시피가 달라 표준화가 어려운데다 막걸리박은 많이 모아봐야 하루 8톤(t) 정도인데 경기 양평에 한곳, 청평에 한곳 이런 식으로 도가들이 떨어져 있어 수거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커피박은.
▶서울시에 위치한 커피전문점에서 하루 74톤(t) 이상의 원두 폐기물이 버려지는데 비용을 내고 매립·소각 처리한다. 이를 가져다 쓰겠다고 하니 카페 입장에선 마다할 이유가 없다. 원재료를 구하기 쉽고 원료 원가가 0원이라는 이점이 있다. 특히 커피박 폐기 과정에서 메테인이 발생하는데 이산화탄소에 견줘 34배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탄소배출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가져온다. 사회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

-커피도 업체마다 레시피가 각각 다르지 않나.
▶요즘 아아(아이스아메리카노)나 라떼를 고르고 나면 산미를 상중하로 나눠 원두도 선택하라고 한다. 브라질산, 과테말라산, 베트남산 등 커피콩 종류가 엄청 많다. 게다가 커피 블렌딩(특성이 다른 2가지 이상의 커피를 혼합해 새 향미를 가진 커피를 만드는 일)도 한다. 이렇게 썩이다 보니 추출 최적화 연구에 심혈을 기울였다. 일정량의 커피박을 단백질 원료로 만드는데 어떤 건 8g 나오고 어떤 건 13g 나오는 식으로 오차가 생기면 안 된다. 동일 조건에서 동일한 양의 단백질 원료를 추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가진 핵심기술이다.

-이미 시장에 대두가 식물성 단백질 원료로 자리 잡고 있는데.
▶대두 100g당 단백질 함량이 34g, 커피 원두는 달걀(13g)과 비슷한 수준이다. 단백질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커피는 GMO(유전자변형작물) 이슈에서 자유롭다. 주수입국인 미국 대두의 99%가 GMO다. 또 대두는 알러지를 유발할 수 있고 가공도 쉽지 않다.

-커피박은 단백질 원료 말고도 다른 비즈니스 모델이 있나.
▶커피 부산물을 활용해 건축자재 MDF, 캠핑 연료용 펠릿, 고양이 화장실 모래, 향균 신발 깔창, 에센셜 오일, 헤어샴푸, 메이크업 클렌저 등을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이 같은 재활용 상품들을 통해 부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앞으로 계획은
▶서울여자대학교 화학과·바이오헬스융합학과와 단백질 추출 관련 기술을 더 고도화해 원료 품질을 높이고 브랜드 마케팅에도 신경 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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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영 기자 j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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