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부활시켜 줄 것"...숨진 남편 일주일 방치한 아내

성경 독학하며 종교적 믿음 키워
자녀 설득으로 경찰에 신고

경찰로고. 한국일보 자료사진

종교적인 이유로 숨진 남편 시신을 집 안에 일주일 동안 방치한 아내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대전 둔산경찰서는 숨진 남편을 집안에 방치하다 경찰에 신고한 50대 여성 A씨를 조사 중이라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60대 남편 B씨가 이달 초 대전 서구 갈마동 자택에서 숨지자, 별도의 장례를 치르지 않고 일주일 가량 시신을 방치하다 지난 7일 오후 3시 30분쯤 112에 신고했다. A씨는 뒤늦게 시신을 발견한 자녀의 설득으로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 시신에서 타살 혐의점은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하나님이 죽은 남편을 부활시킬 것'이라는 종교적 믿음으로 남편 시신을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부부는 특정 교단에 소속되지 않은 채 최근 몇 년간 성경을 독학하며 믿음을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와 가족들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다. 또 B씨의 정확한 사망시점과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체유기 혐의 적용이 가능한지 법리를 검토한 뒤 입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전=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