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취재팀, 마리우폴 포위 등 "공익"현장보도로 퓰리처상 수상
기사내용 요약
현장 폭격, 부상민간인 사진으로 특종사진상
"공익위한 보도" 마리우폴에 3주간 머물며 생사위험
[뉴욕=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현장을 취재한 AP통신 기자들이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보도상인 퓰리처상을 받았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AP통신 기자들을 공공보도 부문과 특종사진 부문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먼저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마리우폴의 참상을 전한 AP 영상기자 미스티슬라브 체르노우, 사진기자 에브게니 말로레트카, 영상 프로듀서 바실리사 스테파넨코, 취재기자 로리 힌넌트가 공공 보도상을 수상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연방기관 50여 곳의 공무원 2천600명의 부적절한 투자 등 이해충돌 의혹을 취재한 7부작 특집 기사로 탐사보도 부문상을 받았고,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의 낙태 관련 특집 기사로 국내보도 부문상을 받았다.
또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한 취재로 국제보도 부문상을,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시 공무원들의 인종차별 발언 등의 녹취를 입수해 특종보도 부문상을 각각 수상했다.
AP통신의 마리우폴 취재팀은 우크라이나의 항구도시 마리우폴과 아조우스탈 발전소의 전략적 중요성을 거의 본능적으로 느끼고 러시아가 이 곳을 포위하기 직전부터 진입해서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결국은 이들의 직감이 운명적으로 정확한 판단이었음이 입증되었다.
이들 AP 취재팀은 마리우폴의 참상을 직접 취재한 유일한 외신 기자들로 3주 가까이 현장에 머물며 부상자와 병원에 실려 가는 임산부, 러시아의 민간인 폭격을 보여주는 사진과 영상을 전 세계에 알려 특종상을 받았다.
이에 대해서 줄리 페이스 AP편집인겸 부사장은 "AP 기자들은 전쟁 내내 민간인들의 희생을 특별히 조명 함으로써 우크라이나에서 용감하고 중요한 사명을 다했다"고 말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국민의 피해와 고통을 최대한 부각시킴으로써 러시아의 가짜뉴스를 반박하고 인도주의적 지원 경로를 개척했기 때문에 그들의 작업은 공익에 크게 기여했다"고 그는 말했다.
이 때문에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3명의 우크라이나 기자외에 파리주재 로리 힌난트 기자 등 AP기자들에게 공익부문 최고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917년에 창설된 퓰리처상은 뉴스와 보도사진 등 14개 언론 부문과 문학과 드라마 등 7개 예술 부문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사진 부문에서는 말로레트카를 비롯한 8명의 AP사진기자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민간인 피해를 생생히 전한 15편의 사진으로 특종 사진상을 받았다.
체르노우 기자는 우크라이나 현장에서 본사 간부들의 수상 축하를 받는 통화 중에 " 이것이 AP가 해야할 작업의 방식이다. 우리는 이런 식으로 기능해야 한다. 우리는 모든 사람이 한 팀으로 협력하면서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아니면 최소한 더 악화시키지는 않기 위해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AP기자들의 현장 보도는 언론상 수상의 의미를 떠나서 현장의 고통과 손실을 생생히 전하는 기능을 다 했다. 민간인 폭격 희생자들의 참혹한 모습과 폭격의 참상을 전한 사진들은 나중에 마리우폴 시 관리들이 러시아측을 압박해서 민간인 통로를 마련하게 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어 수 천명의 민간인 목숨을 구하기도 했다.
퓰리처상 위원회는 이들의 활동이 시종 용감한 것이었다며 특히 최소한으로 축소한 사진 자료 파일을 우크라이나의 한 구급대원의 작은 탐폰 생리대 속에 숨겨서 반출한 것을 지목했다.
체르노우를 비롯한 취재팀은 마리우폴의 포위가 좁혀들 무렵엔 포격으로 다친 부상자들이 있는 병원에서 보도를 했다. 이들은 위장을 위해 얼굴과 몸에 물감을 바르고 숨어 있었는데 갑자기 군인들이 들이닥쳐서 기자들이 어디 있느냐며 급하게 물었다.
그들은 우크라이나 군복을 입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위장한 러시아군 같아 보였다. 하지만 체르노우기자는 도박을 하기로 하고 용감하게 앞으로 나서서 신분을 밝혔다.
다행히 그들은 진짜 우크라이나 군이었고 AP기자들을 즉시 차에 태워 도시 밖으로 대피시켜주었다. 그 때 통과한 러시아군 초소만 해도 15개가 넘어 종군기자들은 피말리는 위험을 경험했다.
AP본사는 기자들의 공익을 위한 희생과 헌신의 결의가 없었다면 인류애와 인도주의적 대피로 마련 등 현장에 기여하는 일도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수상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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