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이...전.현직 LG 선수들이 이끄는 홈런왕 경쟁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올 시즌 홈런 순위를 살펴보면 LG 박동원(7개), 두산 양석환(6개), 한화 채은성, 두산 로하스, SSG 최주환, 삼성 피렐라(이상 5개) 순이다. 탑 3에 있는 5명의 선수 중 3명(박동원, 양석환, 채은성)이 전.현직 LG 선수들이다.
1982년 한국 프로야구가 시작한 이후 홈런왕을 한 번도 배출하지 못한 구단은 LG(MBC 청룡 시절 포함)가 유일하다. 그런데 올 시즌은 전.현직 LG 선수들이 홈런왕 경쟁을 펼치는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이 나오고 있다.
LG는 그동안 홈런과는 인연이 없는 팀이다. 단 한 번도 홈런왕도 배출하지 못했고, 팀 홈런 1위도 기록하지 못했다. 리그에서 가장 넓은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어서 그렇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같은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두산에서는 두 명의 홈런왕(김상호, 김재환)을 배출했고 팀 홈런 1위도 두 번 차지했다.
그동안 홈런왕에 목말랐던 LG였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아직 시즌의 30%만을 소화했지만 9일 현재 홈런 순위 최상위에 올라가 있는 선수는 LG 박동원(33)이다. 박동원은 지난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멀티 홈런을 기록하며 홈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올 시즌을 앞두고 FA(자유계약선수)로 LG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박동원은 매년 20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장타력을 갖춘 '거포형 포수'다. 하지만 리그에서 가장 넓은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는 LG로 이적이기에 홈런 수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현재의 홈런 페이스라면 30홈런 이상도 가능한 놀라운 수치다. 본인은 홈런 개수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이대로라면 이만수, 박경완을 잇는 역대 세 번째 포수 출신 홈런왕도 노려볼 수 있다.
그리고 두산 양석환(31)의 시즌 초 방망이도 뜨겁다. 최근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한방을 갖춘 타자다. 양석환은 LG를 떠난 뒤 두산에서 꾸준한 출전 기회를 얻으며 홈런타자로 이미지를 굳혔다. 이적 첫 시즌인 2021년 28홈런을 기록했고, 2022년에는 20홈런을 쳤다. 그리고 올 시즌은 지난 두 시즌보다 더 좋다. 현재의 모습이라면 시즌 후 FA 자격을 획득하는 양석환의 가치는 높아질 것이다.
새롭게 독수리 군단에 합류한 채은성(33)도 빠트릴 수 없다. 채은성은 지난겨울 FA 자격으로 한화와 6년 최대 90억 원에 계약했다. LG에서 매년 15개 내외의 홈런을 기록하며 중장거리 타자였던 채은성이지만 올 시즌 홈런 페이스는 어느 해보다 빠르다. 잠실야구장을 벗어난 채은성은 이제 홈런경쟁을 주도하는 위치에 있다. 특히 지난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만루 홈런은 백미였다. 가장 친숙하고 가장 넓은 잠실야구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채은성의 한 시즌 최다홈런은 2018년 보여준 25개다. 이런 페이스라면 데뷔 후 첫 30홈런도 가능하다.
한편 리그를 흔들고 있는 홈런타자들이 외국인 선수가 아닌 전.현직 LG 선수라는 건 야구팬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홈런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채은성, 박동원, 양석환(왼쪽부터).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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