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 칼럼] 김남국 ‘60억 코인’, 정치권은 떳떳한가

진상훈 기자 2023. 5. 9.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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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초 60억원 상당의 '위믹스 코인'을 보유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김 의원을 겨냥해 "거액의 가상자산을 가진 사실을 숨긴 채 그동안 뻔뻔한 '약자 코스프레'를 해 온 것이냐"고 공세 수위를 높였고,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등에서도 김 의원에 대해 실망과 배신감을 느낀다는 글이 빗발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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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초 60억원 상당의 ‘위믹스 코인’을 보유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김 의원을 겨냥해 “거액의 가상자산을 가진 사실을 숨긴 채 그동안 뻔뻔한 ‘약자 코스프레’를 해 온 것이냐”고 공세 수위를 높였고,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등에서도 김 의원에 대해 실망과 배신감을 느낀다는 글이 빗발치고 있다.

지난 2020년 4월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한 김 의원은 이듬해인 2021년 11억8100만원, 지난해 12억6794만원, 올해는 15억3378만원의 재산 변동 신고를 했다. 그가 신고한 재산은 부동산과 예금, 증권 등만 포함됐을 뿐 가상자산은 내역에 들어가지 않았다. 가상자산은 공직자 재산 공개의 의무 신고 목록에서 법적으로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의 코인 보유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의 관심은 정치권 전체로 향하고 있다. 거액의 가상자산을 보유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은 정치인이 비단 김 의원뿐이겠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스스로 “비트코인에 투자해 선거 몇 번 치를 돈을 벌었다”고 밝힌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정도를 제외하면 제 입으로 코인 투자 사실을 공개한 인물은 거의 없다. 공직자 재산 공개의 허점을 틈타 은밀히 코인에 투자해 거액을 거머쥔 정치권의 ‘신흥 코인 갑부’가 여럿 더 있을 것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나오는 이유다.

코인을 공직자 재산 공개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이미 5년 전부터 제기돼 온 정치권의 해묵은 숙제였다. 지난 2018년 정동영 전 의원이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제대로 된 논의는 거치지 못한 채 흐지부지됐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지만, 여전히 소관 상임위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결국 김 의원 논란 이후 정치권 전체가 코인 보유 사실을 숨기고 있지 않느냐는 의혹에 휩싸인 것도 오랜 기간 코인을 재산 공개 대상에 포함시키라는 국민적 요구를 묵살해 온 의원들이 자초한 결과다.

문제는 코인을 공직자 재산 공개 대상에서 제외한 데서 그치지 않는다. 가상자산 시장의 성격을 상세히 규정하고 금융 당국에 제대로 된 관리·감독 권한을 부여하는 디지털자산 기본법 역시 수년째 논의를 지속해 오고 있지만, 아직도 국회에서 통과가 되지 못한 상태다.

금융 감독의 사각지대에 있는 동안 가상자산 시장은 시세 조종과 상장 관련 비리 등 부정행위가 의심되는 사례가 속출하며 몸살을 앓았다. 지난해 수십조원 규모의 천문학적 재산 피해를 낳은 테라·루나 사태를 일으킨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해외 도피 행각을 벌이다 지난달 체포됐지만, 아직도 국내에서는 법적 근거가 없어 제대로 처벌하기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치권은 지금껏 가상자산 관련 논란이 터질 때마다 여야가 하나 돼 엄한 처벌과 재발 방지의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코인 범죄자들에 대한 단죄의 근거가 될 법안의 도입은 수년째 외면해 왔고, 자신들의 코인 투자에 족쇄가 될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야당의 한 정치인은 김 의원에 대해 “정말 뜯어진 운동화를 신고 다니고 구내식당에서 3800원짜리 밥도 자주 먹는다”고 비호했다. 그러면서 “코인은 지금도 정식 자산이 아니지 않느냐”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과거 가상자산 합법화를 반대한 적이 있었다”고도 했다.

지금껏 가상자산을 관리의 사각지대에 놔둔 점을 반성하고 조속히 법안 도입을 약속하기는커녕 자당(自黨) 의원을 감싸며 물타기로 논란을 피해 가는 데만 급급한 정치인의 행태에 답답함만 더해 갈 뿐이다.

[진상훈 금융2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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