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테슬라 맞나…루시드, 1분기 순손실 9.6배 확대

김상윤 2023. 5. 9.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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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테슬라로 불렸던 루시드가 1분기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놨다.

테슬라가 압도적인 영업이익률을 바탕으로 '가격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루시드가 생존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테슬라가 기가팩토리를 통해 차량 제조 비용을 절감하면서 전기차 가격인하 카드까지 꺼내 들자 루시드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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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5억달러, 시장예상치 2.1억달러 크게 밑돌아
현금 및 현금성 자산 17.4억달러→9억달러로 급감
규모의 달성 어렵고, 원가부담에 가격인하도 못해
테슬라 '가격 인하' 카드에 루시드 설 자리 좁아져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제2의 테슬라로 불렸던 루시드가 1분기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놨다. 매출이 기대만큼 늘지 않은 상황에서 순손실 규모는 더욱 커졌다. 테슬라가 압도적인 영업이익률을 바탕으로 ‘가격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루시드가 생존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루시드 전기차 (사진=AFP)
루시드는 1분기 매출이 1억4940달러로 전년(5768억달러) 대비 늘었지만, 시장 예상치 2억990만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순손실은 7억7950만달러로 1년 전(8128만달러) 대비 9.6배나 확대됐다. 주당 순손실도 43센트로, 시장 예상치 41센트를 웃돌았다.

순손실이 늘면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4분기 17억4000만달러에서 1분기 9억달러로 감소했다. 루시드의 셰리 하우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적어도 2024년 2분기까지 회사를 운용할 41억달러의 유동성은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돈을 벌지 못하는 구조가 이어지자 투자자들은 실망감을 나타냈다. 이날 실적 발표 이후 루시드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0% 가까이 폭락했다.

루시드는 고급 전기차 세단을 양산하면서 테슬라 아성을 물리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컸었다. 하지만 전기차 반도체 수급 부족에 글로벌 금리가 치솟는 등 대외변수가 터지면서 부품 공급망 및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서 비용을 줄여야 하지만 원가가 지나치게 높아진 상황에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테슬라가 기가팩토리를 통해 차량 제조 비용을 절감하면서 전기차 가격인하 카드까지 꺼내 들자 루시드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은 10%대 후반대를 기록하고 있어 가격인하에 나설 수 있지만 다른 전기차 업체는 팔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구조라 쉽지 않다. 루시드는 지난 3월말 에어 럭셔리 세단에 대한 7500달러 할인을 제외하고는 가격 인하 카드를 쓰지 않았다. 대신 구조조정 일환으로 전체 직원의 18%에 해당하는 130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테슬라가 가격인하 및 차량 생산을 늘리면서 루시드와 리비안 등 후발주자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상윤 (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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