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회담 "마음이 아프다" 발언 기시다 총리가 스스로 판단-日언론

권진영 기자 2023. 5. 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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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에서 역사 인식과 관련해 "마음이 아프다"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발언은 본인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밝혀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얼마나 심화시킬지는 총리의 몫이었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귀국 후 자민당 임원 회의에서 "이번 방한을 기점으로 '한일 신(新)시대'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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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위안부 합의 답습하는 형식…日 보수층 반발 사지 않을 것이라 판단
日 여야·정치권 대체적으로 호평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소인수 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5.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한일 정상회담에서 역사 인식과 관련해 "마음이 아프다"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발언은 본인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밝혀졌다.

8일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의 발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2015년 맺은 위안부 합의 당시 사용한 표현을 답습한 형태다. 당시 외무상이었던 기시다 총리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2015년 위안부 합의 공동기자회견문에서 아베 당시 총리는 위안부로서 많은 고통을 겪은 모든 분께 "마음으로부터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한다"는 구절이 포함됐다. 기시다 총리는 당시 외무상으로서 "법적인 책임"은 인정한 게 아니라며 배상 의무에 대해서는 선을 그은 장본인이다.

교도통신은 기시다 총리가 아베 전 총리의 표현을 답습한 것이 자국 내 보수층의 반발을 사지 않을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마이니치신문도 같은 맥락에서 기시다 총리가 '반성' '사죄'를 직접 언급하는 것을 피했다고 보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총리는 방한에 앞서 외무성으로부터 역사 인식에 관한 과거 정부의 견해를 정리한 문서를 전달받았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얼마나 심화시킬지는 총리의 몫이었다. "마음이 아프다"는 발언은 윤 대통령과 소수만이 참여한 모임 자리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소인수 회담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5.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마이니치는 "마음이 아프다" 발언에 대해 일본 여·야당 가리지 않고 호평했다고 보도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은 "한국 측의 전향적인 대응도 포함해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돌리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평했다.

공명당의 한 간부는 식민 지배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명기한 1998년 한일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염두에 두고 "더 말했으면 했지만 그럭저럭이었다"고 말했다.

이즈미 겐타 입헌민주당 대표는 "감정적인 부분에서의 정상 간 대화와 일본 정부로서 양보해서는 안 되는 점이 있다. 원리원칙을 지키며 양국의 이해가 진전되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시이 가즈오 공산당 위원장은 "총리가 '마음이 아프다'고 육성으로 말한 것은 변화다"고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자민당 소속 마쓰카와 루이 참의원도 "한일 관계를 개선하는 흐름이 궤도에 올랐다"며 "마음이 아프다" 발언의 목적은 "윤석열 정권이 (한국 내에서) 일하기 수월해지도록 하는 효과"라고 논평했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귀국 후 자민당 임원 회의에서 "이번 방한을 기점으로 '한일 신(新)시대'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무로오카 데쓰오 방위성 방위연구소 주임연구관은 BS닛테레 '심층 NEWS'에 출연해 한일관계 심화에 대해 "안전보장 협력의 이점을 윤 정권이 한국 국민에게 어떻게 설명할지가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8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출국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2023.5.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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