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기운 받았다!’ 女대표팀, 덕수고에서 우중 훈련 [SS현장속으로]

황혜정 2023. 5. 9.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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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어린이날.

대표팀이 덕수고 운동장과 훈련 시설을 빌릴 수 있었던 것은 대표팀을 운영하는 한국여자야구연맹(WBAK) 자문위원인 빅라인스포츠 유부근 대표와 WBAK 황정희 회장, 그리고 덕수고 야구부 정윤진 감독의 인연 때문이다.

황 회장은 "유 대표님 소개로 5년 전부터 정 감독님을 알고 지냈는데, 최근 덕수고의 이마트배 우승 축하도 드릴 겸 찾아뵀다. 그때 감독님께서 대표팀이 비 오는 날 훈련할 장소가 없다는 걸 알고 흔쾌히 덕수고 훈련장을 빌려주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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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여자야구 대표팀 내야수 박주아, 이지아, 이하형, 김현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왕십리=황혜정기자] “덕수고의 우승 기운을 받아, 아시안컵에서 선전하겠다!”

지난 5일 어린이날. 비 소식에 양상문 감독이 이끄는 여자야구 대표팀의 훈련 장소가 급하게 바뀌었다. 황급히 장소를 찾아나선 대표팀에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준 곳은 다름 아닌 자타공인 고교 야구 명문 서울 덕수고등학교.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로에 위치한 덕수고는 1980년도 창단 이래 총 25번의 우승컵을 들어올린 야구 명가다. 지난 4월 열린 ‘제2회 신세계이마트배’에서 챔피언에 등극하며 통산 25번째 우승을 일궈냈다.

대표팀이 덕수고 운동장과 훈련 시설을 빌릴 수 있었던 것은 대표팀을 운영하는 한국여자야구연맹(WBAK) 자문위원인 빅라인스포츠 유부근 대표와 WBAK 황정희 회장, 그리고 덕수고 야구부 정윤진 감독의 인연 때문이다.

황 회장은 “유 대표님 소개로 5년 전부터 정 감독님을 알고 지냈는데, 최근 덕수고의 이마트배 우승 축하도 드릴 겸 찾아뵀다. 그때 감독님께서 대표팀이 비 오는 날 훈련할 장소가 없다는 걸 알고 흔쾌히 덕수고 훈련장을 빌려주셨다”고 전했다.

정 감독의 부탁으로 덕수고는 연맹으로부터 행정 절차상의 이유로 명목상 필요한 소정의 대여비만 받고 훈련 시설을 통으로 빌려줬다. 그렇게 여자야구 대표팀이 비가 오는 날에도 차질없이 훈련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여자야구 대표팀이 런 다운 플레이 훈련을 하고 있다.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대표팀은 지난 5일 간헐적으로 내리는 비 속에서 ‘런 다운’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수차례 반복했다. “이런 상황 실제 대회에서 엄청 나와. 많이 연습해야 해!” 대표팀 8년 차로 국제 대회 경험이 다수 있는 포수 이빛나가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그 말을 들은 선수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전력을 다해 임했다. 이날 덕수고 운동장에서 마음껏 ‘런 다운’ 플레이를 한 덕분에 대표팀은 다음날 있었던 대치중학교와 연습경기에서 이 플레이를 펼쳐볼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덕수고등학교 실내 훈련장에서 대표팀 양상문 감독이 베팅볼을 던져주고 있다.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빗줄기가 거세지자 대표팀이 덕수고 실내 훈련장인 덕승관에 들어가 훈련을 이어갔다.

양상문 감독이 직접 베팅볼을 던져주며 선수들의 타격 자세를 교정해줬다. 허일상 배터리 코치도 선수들을 한데 모아놓고 런다운 상황에서 해야할 주의 사항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덕수고 정윤진 감독(왼쪽)이 대표팀 양상문 감독(오른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가운데는 건국대학교 장교성 감독.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반가운 손님이 대표팀을 찾아왔다. 덕수고 정윤진 감독과 건국대학교 야구부 장교성 감독이 대표팀을 방문했다. 양상문 감독과 인사를 나눈 정 감독은 여자야구 대표팀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표했다.

“여자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할 곳이 없으면 언제든 덕수고를 방문해달라. 덕수고 선수들과 함께 훈련시켜 주겠다.” 주중에 훈련 장소가 마땅치 않은 여자 선수들의 사정을 들은 정 감독이 걱정스레 말했다.

여자야구 대표팀 허일상 코치(오른쪽)가 대표팀 포수 이빛나와 대화하며 환하게 미소짓고 있다.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덕수 86회 졸업생 허일상!” 대표팀에 덕수고와 인연이 있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허일상 코치다. 허 코치는 1995년 덕수고에 입학해 단국대를 거쳐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뜻밖에 여자야구와 인연도 밝혔다. 바로 허 코치가 덕수고 3학년이던 시절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고등학교 야구부에 입단한 안향미가 덕수고에 입학했다. 허 코치는 “안향미와 나는 학년 차이가 나 마주칠 기회가 많이 없었지만, 항상 당차고 야구를 참 잘했던 선수였다”라며 미소지었다.

여자야구 대표팀이 덕수고등학교에서 훈련하고 있다.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덕수고등학교 불펜 피칭장에 쓰여있는 문구.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덕수고 불펜 피칭장에 대표팀 선수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문구가 있다. ‘어제의 나와 경쟁해서 이기는 것으로 나는 하루하루 성장한다’는 글귀다. 대표팀 내야수 장윤서는 글귀가 마음에 들었는지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장윤서는 “힘들 때마다 이 글귀를 보고 마음을 다잡고 싶다”며 웃었다.

여자야구 대표팀이 어제의 자신과 경쟁하며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다. 비 오는 날 특별히 방문했던 덕수고의 푸르른 교정에서 오는 26일 홍콩에서 열리는 아시안컵(BFA) 메달을 향한 여자야구 대표팀의 꿈도 영글어갔다. et16@sportsseoul.com

덕수고등학교 교정 위에 여자야구 대표팀이 훈련하며 쓴 야구공이 놓여있다. 황혜정기자.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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