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어떤 불법성 없이 떳떳” vs 장예찬 “울지 말고 답하라”
거액의 가상화폐를 보유했다가 ‘이상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8일 적극 해명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가상화폐 거래에 불법성이 전혀 없다면서 이체 내역과 잔고 등을 공개하는 한편, 여권의 십자포화에 일일이 대응했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을 향한 맹폭을 이어갔다.
이어 김 의원은 “현재 보유한 가상화폐 가치는 9억1000여만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정치자금계좌를 제외한 예금 2625만원, 보장성 보험 5986만원, 증권계좌 3억 8733만원, 정치자금으로 마련한 지역구 사무실을 제외한 부동산 전세권 보증금 8억원 등 실제 재산은 약 21억원 규모라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된 김 의원의 재산은 약 15억3000만원이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어떤 불법성도 없이 떳떳하기에 저에게 제기된 가상화폐 초기투자자금과 거래 이체내역 등 투자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의혹들에 대해 투명하게 소명할 수 있었다”며 “허위사실에 기초한 의혹 보도를 생산해 저뿐만 아니라 민주당 명예를 훼손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도 “평생을 짠돌이로 살았는데 40년째 코스프레한다는 말인가”라며 “학생 때부터 몸에 밴 습관대로 절약하면서 살았고 아끼고 아껴모은 돈은 남에게 베풀려고 노력했다”고 역설했다. 그는 “72억(원대) 자산가 김건희 여사(윤석열 대통령의 부인)가 3만원짜리 슬리퍼를 사면 ‘완판녀’가 되고, 민주당의 김남국이 3만원짜리 운동화를 신으면 ‘서민 코스프레’가 된다”며 정치 공세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여권에서는 여전히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추가 의혹 제기와 질타가 쏟아져 나왔다. 국민의힘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SNS에 글을 올려 “김 의원의 재산신고 내역을 보면 2021년 주식 9억4000만원이 2022년엔 0원으로 줄어든 대신 예금이 9억6000만원 증가했다”며 “그렇다면 가상화폐에 투자한 9억원은 어디서 갑자기 툭 튀어나왔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9억원을 투자했는데 예금에 그대로 9억원이 남는 현대판 ‘오병이어의 기적’, 비법 좀 알려주시라”라고 비꼬았다.
김 의원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때의) 돈 봉투 사건보다 더 심각한 모럴 헤저드’라고 비난한 것에 대해서도 “특활비(특수활동비)로 가상화폐에 투자한 적은 없다”고 받아쳤다. 홍 시장의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 국회 특활비 유용 의혹을 비꼰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김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지성호 원내부대표와 전주혜 원내대변인이 국회 의안과에 김 의원 징계안을 제출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가상자산도 국회의원 재산공개 대상에 포함하는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은 이날 SNS에서 “여야가 부끄러움이 없다면 이참에 ‘김남국 방지법’을 통과시키고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를 통해 국회의원 300명의 코인 거래 시각을 포함한 거래 내역을 전수조사해 떳떳하게 국민 앞에 공개하자”고 강조했다. 앞서 유 의원은 지난해 국회의원을 포함한 고위 공직자 재산 신고·공개 대상에 가상자산을 포함하도록 하는 내용의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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