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오너家 상속세 오버행 일단락?

송혜리 기자 2023. 5. 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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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이서현 이사장 잔여지분 처분 마무리…올해는 오버행 이슈 일단락
납부 일정 남은만큼 이재용·이부진 추가 지분 매각 가능성…10% 미만 떨어질 듯

삼성SDS 사옥(사진=삼성SD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삼성 오너 일가의 삼성SDS 보유 지분 매각 이슈(오버행)가 올해는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여동생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지난달 삼성SDS 지분을 매각한 건 외에 추가 지분 매각 없이 삼성 오너 일가의 3차 상속세 납부가 마무리됐다.

그러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일가의 상속세 연납이 3차례나 남아있는 만큼, 여전히 추가 매도 가능성이 상존한다.

이 때문일까. 삼성SDS의 주가는 지난 2월 13만3000원을 찍은 이후 좀처럼 약세를 벗지 못하고 있다. 8일 종가는 11만8900원. 최고점 대비 10.60% 떨어진 수치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서현 이사장은 지난달 4일 삼성SDS 주식 151만1584주를 전량 매각했다. 이 이사장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SDS 지분 1.95% 전부이며, 이날 종가(주당 11만 7600원) 기준 1700억원 규모다. 처분 목적은 상속세 재원 확보다.

고(故) 이건희 회장인 상속인인 홍라희 여사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이 2021년 4월 세무당국에 신고한 상속세는 총 12조원에 달한다. 이들 삼성일가는 5년간 세금을 나눠내는 연부연납 방식으로, 지난달 말 3차 납부를 마쳤다.

삼성 오너일가는 비주력 계열사인 삼성SDS 주식을 팔아 수조원대 상속세 재원을 마련해왔다. 삼성SDS는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S로 연결되는 지배구조 말단에 있어, 오너 일가가 확보한 관련 지분을 다 팔아도 지배구조에 문제가 없다. 삼성전자(22.58%)·삼성물산(17.08%)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2월 기준 삼성 일가의 삼성SDS 보유 지분 현황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9.2%, 이부진·이서현 자매가 각각 1.95%다. 이들 자매는 지난해 3월 각각 3.90%씩 가지고 있던 삼성SDS 지분 절반을 매각해 현금화했으며, 이서현 이사장의 경우 올해 4월 잔여 지분 1.95%를 모두 정리했다.

이로써 현재 이재용 회장 9.20%와 이부진 사장 1.95%의 잔여 지분이 남아있는 상황. 그러나 내년 상속세 연납 일정이 남아있는 만큼, 이재용 회장 또는 이부진 사장이 추가적으로 주식을 매각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 경우 지난 2022년 1월만 해도 17%에 달했던 삼성 오너일가의 삼성SDS 지분은 10%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삼성SDS 지분 현황(그래픽=전진우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17% 달했던 오너일가 지분 10%아래로…'오너 회사' 위상 사라지나

업계에선 이서현 이사장의 지분 전량 매각을 시작으로 오너일가의 삼성SDS 지분이 10% 미만이 될 경우 그룹 내 위상이 예년만 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

삼성SDS의 전신은 삼성그룹 내 전산망 구축을 담당하던 삼성데이타시스템이다. 1985년 출범한 삼성데이타시스템은 삼성물산 전산시설 등을 인수한 뒤, 삼성생명, 삼성신용카드 등 삼성 그룹 관계사들의 전산실 종합관리(SM)사업을 수주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이 회사의 본업인 시스템통합(SI)과 전산관리업은 예전부터 전형적인 '을(乙)' 사업이다. 그럼에도 그룹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건 '오너일가 회사'라는 후광 때문이라는 게 회사 안팎의 정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오너가 지분이 한때 17%에 달했다. 삼성SDS 설립 이후 번번이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질타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SDS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주요 매출처는 삼성전자 및 삼성 계열사들로 전체 매출액 대비 70.4%에 달한다. 아직까지 삼성 그룹 계열물량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사업구조라는 얘기다.

클라우드·물류로 자구책...글로벌 리전 확대


물론 시대가 바뀌었다. 오너 회사에 관행적으로 일감몰아주기 하던 시절은 지났다. 그럼에도 오너 일가의 지분 철수 움직임은 삼성SDS가 대외 사업 확장 등 자생력 키우기에 나설 수 밖에 없는, 또다른 변수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삼성SDS가 클라우드와 스마트 물류 신사업 위주로 빠르게 사업구조를 전환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클라우드 사업은 본격적인 성장을 시작했다. 지난 1분기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409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0%, 전년 동기 대비 65% 늘었다. 삼성SDS는 삼성클라우드서비스(SCP)에 다양한 상품을 추가하고 글로벌 리전을 확대해 클라우드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울 방침이다. 스마트물류인 첼로스퀘어는 회원사 확대가 지속돼, 지난 1분기 5300개사를 돌파했다.

그러나 당장의 성과는 좋지 못하다. 1분기 매출액 3조4009억원, 영업이익 19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9% 줄고, 영업이익은 29% 감소했다. 글로벌 수출입 물동량 감소 및 운임 하락 여파로 물류 사업 매출이 전년 대비 30% 가까이 줄었다. 경기불황에 IT 투자가 축소·지연되면서 IT 서비스 부문 영업이익도 29%나 축소됐다. 아직도 주력 매출이 삼성 그룹의 물량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삼성SDS 측은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 제조 관계사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경영환경이 악화돼 전반적인 IT 투자가 지연·축소됐다"면서 "고객사들이 핵심과제 중심으로 투자 할 것이라 판단하기 때문에, 클라우드 전환 확대와 스마트 팩토리 사업 등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w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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