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는 굉장히 힘들었는데…” 선발 자원 7명 보유한 어린왕자의 행복한 고민 [MK초점]
“2년 전(2021년)만 해도 굉장히 힘들었는데…지금은 행복한 고민을 하는 것 같습니다.”
김원형 SSG랜더스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지난 2021년 처음으로 SSG의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 김원형 감독은 선발투수진 구성에 애를 먹었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투수 아티 르위키가 시즌 초부터 부상을 호소했고, 중반에는 토종 자원들인 박종훈, 문승원마저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랬던 상황은 2년 만에 달라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SSG는 김광현, 커크 맥카티, 에니 로메로, 오원석, 박종훈, 문승원 등 6명의 선발투수들을 가진 팀으로 거듭났다.
비록 로메로가 부상으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채 방출되고 박종훈과 문승원이 다소 기복있는 투구를 선보였지만, 송영진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이어 최근에는 박종훈도 완벽히 반등에 성공했고, 로메로의 대체 외국인 투수인 로에니스 엘리아스마저 영입하며 SSG는 무려 7명의 안정적인 선발 자원들을 보유하게 됐다.
이에 7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7-6 SSG 승)을 앞두고 만난 김원형 감독은 “2년 전에는 선발투수가 없어서 굉장히 힘들었다. 선수들이 건강하게 야구를 하다보니 2년 만에 선발 자원들이 많이 생겨났다. 그런 점에 있어서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이어 김 감독은 “시즌 들어가기 전부터, 로메로가 다치기 전으로 따지면 6명(송영진은 개막 후 로테이션 합류) 중 한 명은 불펜으로 가야한다고 이야기했다”며 “저는 선발 경쟁이라는 단어를 단 한 번도 쓴 적이 없다. 우리가 불펜이 제일 취약하니 선발 6명 중 한 명의 좋은 선수가 불펜에 힘을 보태야 된다고 했다. 못 하니까 불펜이다.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 가지 흥미로운 부분은 다소 부침을 보였던 투수들이 엘리아스의 영입 소식이 전해지자 연일 좋은 투구를 펼쳤다는 점이다. 사령탑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자연스럽게 선발 한 자리를 지키기 위한 경쟁이 펼쳐진 모양새다.
김원형 감독은 “공교롭게 로메로가 다치고 (송)영진이가 들어오면서 자연스레 경쟁 아닌 경쟁이 된 것 같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아직 KBO리그에 첫 선을 보이지 못한 엘리아스를 제외하고 남은 6명의 투수들만 살펴보더라도 모두 각자의 특색과 강점을 가진 매력적인 자원들이다. 특히 김원형 감독은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는 송영진에 대해 “단지 미래 선발 자원을 육성해야 되기 때문에 데리고 가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들이 너무 좋아 선발 기회가 부여되는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송영진은 8일까지 6경기(선발 4번)에 출전해 22.1이닝을 소화하며 2승 평균자책점 3.22를 기록,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비록 7일 키움전에서는 3.2이닝 7피안타 4사사구 3탈삼진 6실점 4자책점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1회말부터 3개의 실책을 범하며 흔들린 내야진의 영향을 받은 탓이 컸다.
김 감독은 “(문)승원이가 2군에 가 있지만, 엘리아스가 오면 로테이션에 들어올 수 있는 선수가 7명이다. 빨리 정리를 해야 한다”고 미소를 보였다.
과연 7명의 투수들 중 경쟁에서 살아남아 SSG 선발진에 잔류할 수 있는 투수는 누구일까.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새 외국인 투수 엘리아스의 1군 합류는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6월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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