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에 영양실조…내전·전쟁으로 고통받는 아이들
【 앵커멘트 】 우리나라에선 즐거운 어린이날이지만, 세계 곳곳에서 참혹한 내전과 전쟁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포탄과 총성에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긴 아이들의 참상을, 정수정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40도를 웃도는 더위에도 아이들은 트럭 밖으로 쉽게 나오지 못합니다.
수단 하르툼에서 출발해 이집트 국경으로 이동하는 닷새 동안, 안전을 보장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아이샤 / 수단 피난민 - "우리는 총성을 견뎌냈고, 이 트럭의 열기도 견딜 수 있어요. 지금은 이게 가장 간단한 일이에요."
지난달 발발한 수단 내전이 심각해지면서, 유엔에서는 피란에 나선 사람이 80만 명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아이들은 집 대신 낯선 길 위에서 밤을 보내고, 캐리어에 엎드려 잠을 청하기도 합니다.
포탄 소리와 총성은 트라우마로 남았습니다.
▶ 인터뷰 : 아멜 / 수단 피난민 - "(아이들이) 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뛰고 식은땀을 흘리다가 갑자기 깨요. 많이 무서워하고 있습니다."
도움의 손길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 인터뷰 : 질 라우러 / 유니세프 수단 관계자 - "내전 이전에 어린이 60만 명이 중증 영양실조 치료를 받았습니다.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에 대한 지원이 가능이나 할지 우려스럽습니다."
전쟁이 1년 넘게 이어지는 우크라이나에서는 최근에도 강행된 러시아의 공습으로 아이들이 또 다쳤습니다.
▶ 인터뷰 : 빅토리아 / 주민 - "(폭격으로) 문이 뒤틀렸어요. 5초만 늦었어도 안에 갇혔을 거예요. 우리는 밤낮 깨어 있는 상황입니다. 아이에게 심리적인 도움이 필요해요. 끔찍합니다."
군부 독재 미얀마에서도 최근 민주 진영이 운영하는 병원이 폭격을 당해 어린이 환자가 다치는 등 전쟁과 내전이 길어질수록 아이들의 고통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수정입니다. [ suall@mbn.co.kr ]
영상편집 : 송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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