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파다 매일 ‘통신선 절단’…공사장 광케이블 정보 공유한다
[앵커]
인터넷이 멈추고 휴대전화가 먹통되는 일, 단순한 불편을 넘어 이제는 중대 재난으로 여겨집니다.
굴착 공사 중에 땅 밑에 묻힌 통신선을 건드려 장애가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런 사고가 하루 한 번꼴로 일어납니다.
통신 재난을 막을 대책은 없을까요?
조정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재작년 서울 관악구에서 발생한 통신 장애, 아파트 500여 세대의 인터넷과 전화기가 먹통이 됐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엔 서울 영등포구 일대에서 카드 결제와 휴대전화 통신이 3시간 넘게 멈추기도 했습니다.
두 사고 모두 땅을 파던 굴착기가 지하 통신선을 절단한 게 원인이었습니다.
통신선엔 유리섬유로 된 광케이블이 쓰이는데, 지표면 가까이 묻혀 있어 공사 중 파손되기 쉽습니다.
[성광용/건설기계개별연명사업자협의회 서울시회장 : "저희들이 작업할 때 상당히 조심스럽고 또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통신선) 위치를 알고 작업하는 거 하고 모르고 작업하는 거 하고는 저희들이 천지 차이거든요."]
공사 중 통신선 파손은 한 해 약 380건, 하루 한 번꼴로 잦습니다.
반면, 가스관이나 전력선이 파손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공사 신고와 매설 상황 확인을 의무로 정해뒀기 때문입니다.
[장인섭/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 국제기술사 : "(관리 기관에) 신고해서 실제 지하에 매설된 인프라의 위치를 파악해서 시공하게 되면 전혀 파손될 위험이 없잖아요. 그런데 (통신선이) 파손사고가 나온다는 얘기는 결국은 그런 부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얘기거든요."]
사고가 잇따르자, 국내 통신사업자 중 가장 많은 케이블을 가진 KT는 매설 정보를 건설협회와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서문찬/KT 충남충북광역본부 기술지원부장 : "정확한 정보까지 다 담아드릴 수는 없지만 기업 보안상. 최소한 5미터나 떨어져 있는지, 아니면 전혀 나 하고 상관없는 곳에 광케이블이 묻혀 있는지 정도는 확인하실 수가 있고요."]
공사 사실을 사전에 신고하고, 통신망 차질이 없도록 관리자의 안내를 받도록 하는 법안은 3년 넘게 국회에 묶여 있습니다.
KBS 뉴스 조정인입니다.
촬영기자:이경구 김태석/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고석훈 이경민
조정인 기자 (row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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