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 코인' 김남국 "가격 폭락해 지금은 9억원"...국회 징계 위기
한 때 60억원어치에 달하는 가상자산(암호화폐)을 보유해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상자산 투자자금은 LG디스플레이 주식을 팔아 마련했으며 지금은 보유중인 가상자산 가치가 약 9억원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21년 1월13일 보유중이던 LG디스플레이 주식 전량을 매도주문해 9억8574만1515원을 현금화했다. 당시 LG디스플레이 종가는 주당 2만450원이었다.
김 의원은 주식 매도 약 한 달 뒤인 2월 9일부터 수 차례에 걸쳐 총 10억원을 가상자산 거래소로 이체했다.
김 의원은 "대형거래소만을 이용해 실명 인증한 계좌로만 거래했고 타인에게 이체한 것도, 이체받은 것도 없이 실명화된 제 지갑 주소로만 거래했다"며 "제가 주로 이용한 거래소는 가상화폐 투자 경험이 없는 분들도 대부분 들어보셨을 대형 거래소"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가상자산 '위믹스' 코인을 80만여 개 보유했으며 당시 그 가치가 60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위믹스는 '미르의 전설' 등을 개발한 중견 게임사 위메이드가 만든 가상자산이다. 일각에선 김 의원이 가상자산을 인출해 대선자금으로 활용한게 아니냔 의혹이 일었으나 이날 김의원은 이를 반박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2월 중순경 가상화폐를 이체했고 가상화폐가 (가격)폭락을 거듭하자 더 보유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일부를 또 다른 거래소로 이체했다"며 "이후 다른 가상화폐로 재투자해 여러 종목을 보유중이고 현재 보유한 가상화폐 가치는 9억1000여만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2년 2월 중순 이체한 가상화폐는 인출해 현금화한 것이 아니라 제 명의 다른 실명 지갑으로 이동한 것"이라며 "ATM 출금 내역 확인 결과 대통령 선거일 전후로 3개월간 전체 계좌에서 인출한 현금은 총 440만원이었다. 과연 440만원으로 대선을 치를 수 있겠나"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이날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과 지성호 원내부대표는 김 의원이 국회법상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과 '국회의원의 윤리강령'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김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징계안 제출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 60억 코인의 대량 인출 단계에서도 나타난 여러가지 행위가 국회법이 규정하고 있는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국회의원 윤리강령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국회 윤리특위에 징계안을 제출했다"며 "국회의원 윤리강령은 여러가지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데 품의 유지랄지, 사익을 추구하면 안 된다는 점, 책임있는 행위를 해야한다는 점을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의 여러 행위가 그런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 위반이나 또 국회의원으로서의 윤리강령에 위반됐다고 판단해 그러한 내용으로 징계안을 제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2021년 노웅래 민주당 의원 등과 함께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를 1년 유예하자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여당은 이것이 이해충돌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청년정치를 내세우면서 코인거래로 일확천금을 꿈꿨다면 국회의원 그만두고 아예 돈투기 전선에 나서는게 옳지 않겠나"라며 "그걸 또 과세유예하는데 앞장까지 섰다면 입법권의 행사가 아닌 자기 재산 보호를 위한 입법권 오남용이 아닌가"라고 김 의원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재산보호를 위해 입법권 오남용한 적 없다. 홍준표 시장님도 가상자산 유예법에 공동발의하셨는데 저도 같은 입법 필요성을 느껴 공동발의했을 뿐"이라며 "만약 이것이 이해충돌이라면 다주택자 의원들이 종합부동산세 깎는 법안에 앞다퉈 나선 것은 더 직접적인 이해충돌"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YTN 라디오 프로그램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김남국 의원의 문제점은 우선 가난을 팔고 서민을 팔아서 자기 정치를 했다는 것"이라며 "정말로 '쇼보' 같다. '쇼잉하는 진보'"라고 말했다.
이에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검소하게 사는 것이 죄가 되나. 사석에서도 김남국 의원을 많이 보지만 정말 뜯어진 운동화 신고 다니고 실제로 그런다"며 "제가 보기에 자금 출처도 크게 문제될 건 없고 코인에서 코인으로 이전하는 과정이었고 현금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도 특별히 문제는 없어 보인다. 투명하게 거래소 승인까지도 다 받아가면서 했다"고 반박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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