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기업 KT의 무거운 굴레
[편집자주]대표 후보자와 이사회 멤버가 잇따라 사퇴하면서 경영권에 공백이 생긴 KT가 경영 정상화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정권 교체기마다 최고경영자(CEO) 선임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KT는 대표 통신 기업으로서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민영기업 인사에 개입하는 정치권도 문제지만 통신망 장애와 이권 카르텔 논란으로 위기를 자초한 KT에도 책임이 있다. 민영기업 KT가 앞으로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할지 살펴본다.
한국 최초 통신 사업자 KT는 130여년의 우리나라 통신 역사를 이끌어 왔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 영업센터, 전신전화취급소, IBC예약센터, 통신운용실 등을 운영했다. 자체 개발 기술로 경기 장면을 생중계했다.
2002년엔 한일 월드컵 통신부문 공식 파트너로 뽑혀 각 경기장과 방송센터(IBC)의 광케이블 이원화, 위성 기반 방송중계망 구축 등 작업으로 TV 중계를 성공적으로 했다. 2005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선 KT 와이브로를 활용해 이동 중 인터넷 이용은 물론 영상회의 등을 진행하고 뉴스와 영상을 볼 수 있는 경험을 선사했다.
━
유선전화 역시 KT가 짊어져야 할 몫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시내전화는 총 1167만 회선인데, KT는 937만 회선(80.26%)을 보유한 독점 사업자다.
시장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시내전화는 1200만대 밑으로 떨어졌다. 한 때 2349만대를 기록하며 캐시카우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골칫덩이다.
사업 정리는 법률상 어렵다. 전기통신사업법에서 공중전화를 전기통신사업자가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할 필수 서비스인 '보편적 역무'로 규정한 까닭이다. 법을 개정하지 않고선 KT가 사업을 철수할 방법이 없다.
━
통신망 장애 사태가 잇따르면서 빛이 바랬다. 2021년 10월 25일 KT 유·무선 서비스가 오전 11시20분부터 약 85분 동안 먹통이 돼 KT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상공인 등이 큰 피해를 입었다. 구현모 전 대표가 올해 신년사에서도 통신망 안정이 중요하다고 언급했으나 울산, 창원 등에서 KT 유선 인터넷망이 오류를 일으켰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신사업에 속도를 내야할 상황에서 통신 사업도 소홀히 할 수 없는데, 수년 동안 최소한의 통신망 대·개체 작업만 수행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대·개체란 노후된 통신망 설비를 최신장비로 교체하는 작업이다. 망 보수를 하더라도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전면적인 대·개체보다 당장의 사고만 방지할 수 있는 부분적인 개보수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이는 소유분산기업의 한계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대대적인 통신 인프라 개선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데, 연임을 위해 뛰어야 하는 전문경영인은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 투자 규모가 클 수록 회사 경영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크기 때문이다. 전년보다 실적 좋지 않으면 사실상 연임은 어렵다.
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네 탓이오"… 검단 아파트 붕괴 원인 놓고 'GS건설-LH' 책임 소재 공방 - 머니S
- "새신랑 폼 미쳤다"… '이다해♥'세븐, 힐리스 신고 버진로드에? - 머니S
- "왜 혼내" 외제차 긁은 아이 母 항의에… 수리비 청구한 차주 - 머니S
- '54세' 엄정화 동안 비결은?… "저탄고지+간헐적 단식" - 머니S
- ♥김숙 향한 '찐' 고백?… 이대형 "연상도 나쁘지 않겠다" - 머니S
- 러브콜 쏟아지는 K-배터리, 中 잡는다 - 머니S
- 하하 "재산 상속은 없다… 드림아, 20살엔 분가해야" - 머니S
- "여행 가도 될까?" 펄펄 끓는 베트남… 5월인데 44℃ 찍었다 - 머니S
- '미우새' 김종민, 라디오 생방송 중 대형사고… "죄송해요" 연발 - 머니S
- 이효리, 젖은 머리 사진 공개… "일상이 화보야" - 머니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