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면대전]⑥'장수브랜드부터 막내까지' 치열한 경쟁…생존전략은
공격적 마케팅·판촉 활동, 소비자 접점 확대 등 출사표 끝>
[편집자주] 7~8월 성수기를 앞둔 비비면 시장에서 벌써부터 소비자 입맛을 잡기 위한 식품업체의 경쟁이 뜨겁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 시장 규모는 2015년 750억원 대에서 최근 1500억원 대까지 성장했으며 업계는 올해 18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빔면 대전에 출전한 각 사의 올해 전략을 들어본다.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국내 라면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한 상황에서 여름 계절면의 대표주자인 비빔면 시장만큼은 뜨겁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팔도를 비롯해 신흥 강호로 떠오른 농심(004370), 오뚜기(007310)는 물론 절치부심한 삼양식품(003230)과 올해 첫 출사표를 던진 하림산업까지 여러 업체의 '두뇌 싸움'이 눈길을 끈다.
비빔면을 출시하는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이 시장의 성장세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명 모델을 활용한 마케팅부터 소비자 접점 확대를 위한 각종 온·오프라인 행사, 맛 개선을 위한 끊임없는 투자 등이 복합적으로 이뤄지며 시장의 성장은 물론 국내 비빔면 시장의 전반적인 질적 향상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1위 팔도 "비빔면 먹는 문화 생겨야…시장 전체 크기가 중요하다"
업계 1위 팔도는 현재 자리를 유지하면서 시장 전체의 성장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한때 80%에 육박했던 점유율이 30%가량 떨어졌지만 그간 수많은 브랜드와 제품의 도전을 이겨냈던 팔도에게 단순한 점유율 수치는 중요치 않다. 아울러 배우 이준호와의 모델 계약을 연장하는 등 점유율을 더는 빼앗기지 않기 위한 방어도 병행한다.
윤인균 팔도 마케팅팀 책임은 "현재의 경쟁 상황이 벌어지는 건 크게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라면서도 "과거에도 경쟁사들이 마음먹고 비빔면 시장에 달려들면서 일시적으로 점유율을 일부 빼앗긴 적이 있다. 중요한 건 그 시기는 길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윤 책임은 팔도비빔면의 점유율 상승보다 시장 규모가 커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체 파이가 그 무엇보다 의미가 있다"며 "팔도비빔면 제품이 아니더라도 괜찮으니 방송에 비빔면 제품이 많이 나와 비빔면을 먹는 문화가 생기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무서운 성장세의 농심…"시장 바꾸는 반전 꿈꾼다"
2021년 '배홍동'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오뚜기의 '진비빔면'을 제치고 2위 자리를 차지한 농심의 성장세는 무섭다. 국내 국물 라면 시장 압도적인 1위 기업인 농심이 비빔면 시장에도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자 경쟁사들의 견제 대상 1순위에 올랐다.
농심은 비(非) 국물 라면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키워야 한다는 판단 아래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도 기대하고 있다. 농심은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궁극적으로는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싶다는 계획도 밝혔다.
서미진 농심 면마케팅팀 책임은 "1등 브랜드를 이기는 건 쉬운 게 아니다. 그 맛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신라면과 안성탕면 등이 사랑받는 것"이라면서도 "소비자들이 팔도비빔면에 당연히 익숙해져 있지만 불가능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홍동을 예외의 사례로,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 보고자 제품력에 정말 많이 신경 썼다"며 "기간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시장을 확 바꾸는 반전 사례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제품 리뉴얼로 반등 노린다"…오뚜기의 전략은?
오뚜기는 지난해 비빔면 소스를 새단장하며 새로운 원료인 배와 매실, 무를 추가했다. 제품명도 새로운 원료가 부각될 수 있도록 '진비빔면 배사매무초'로 변경했고, 올해는 가수 화사를 새 브랜드 모델로 선정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예고했다.
오뚜기는 새단장한 제품의 긍정적인 소비자 반응을 바탕으로 활발한 영업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이재혁 오뚜기 마케팅실 팀장은 "기존의 비빔면을 습관적으로 구매하고, 선호하는 충성 고객층이 진비빔면 품질에 만족하고 해당 소비층의 실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활동을 병행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2020년 진비빔면 출시 당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모델로 내세워 초기 판촉 효과를 봤던 오뚜기는 올해부터 새 브랜드로 모델로 가수 화사를 발탁한 것에 대한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이 팀장은 "화사의 빨간 의상과 흰 배경의 대조가 진비빔면 패키지를 연상하고, 제품과 잘 맞는 모델이라고 생각한다"며 "배사매무초에 대한 인지도 강화와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는 꼭"…점유율 상승 사활 건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수출 신화를 기록한 삼양식품은 비빔면 시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올해도 신제품 '4과비빔면'을 선보였다. 이번엔 지난해 10월부터 TF팀을 구성하고, 하절기 계절면 진단 및 문제 정의부터 상품화, 론칭 전략 수립까지 진행하는 등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쳤다.
삼양식품은 제품의 경쟁력으로 승부를 보기 위해 마케팅보다 연구·개발(R&D)에 투자를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신제품 역시 제품의 맛에 집중했다. 고추장 베이스에 사과와 매실, 배, 파인애플을 넣고 숙성해 4가지 과일 본연의 새콤달콤함으로 차별화한 액상 수프가 특징이다. 얇은 면을 사용해 면에 양념장이 잘 스며들도록 했다.
박성용 삼양식품 면스낵BM팀 팀장은 "시대가 변해도 결국 맛으로 판단되는 게 식품의 본질"이라며 "유명 모델을 내세우는 마케팅이 아닌 R&D와 품질 개선에 대한 투자 비용을 높여 소비자들에게 라면 본연의 맛을 전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도 있다"…비빔면 시장 참전한 하림산업
'더 미식' 브랜드를 론칭하고 라면 시장에 뛰어든 하림산업은 올해 비빔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하림산업은 후발주자로서 서두르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림산업은 결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맛이 최우선이라는 점에서 신제품 출시까지 3년이라는 시간을 쏟았다.
하림산업은 차별화한 비빔장과 정제수를 사용하지 않은 면발을 앞세워 소비자를 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노승훈 하림산업 R&D 책임연구원은 "비빔 타입이지만, 국물에서 나오는 촉촉한 맛을 즐길 수 있도록 소스의 양도 충분하게 담았다"며 "비빔면 특유의 끊기는 면발을 보완했다"며 "육수를 넣어 반죽한 만큼 면발만 먹어도 맛있다고 하는 분들도 많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림산업은 후발주자인 만큼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소비자들과의 접점도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더미식 브랜드 론칭 당시부터 함께한 배우 이정재를 다시 한번 제품 모델로 내세우면서 출시 초기 판촉 효과를 노린다.
shakiro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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