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근 카사 대표 "초소형 부동산, 조각투자로 잡는다"[인터뷰]

우연수 기자 2023. 5. 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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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홍재근 카사코리아 대표가 서울 카사코리아 본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5.07.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목 좋은 곳의 상업용 부동산, 하나쯤 갖고 싶지만 직접 사기엔 비싸고, 부동산 펀드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상품이 담기엔 규모가 작다. 그래도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고, 거래도 활발하다. 수도권에서 100억원 이하 초소형(마이크로 캡) 상업용 부동산 거래는 전체 거래 건수의 98.4%를 차지하며 금액으로도 절반이 넘을 정도로 작은 시장이 아니다.

대신 파이낸셜그룹이 부동산 조각투자 1호 업체 카사코리아를 인수한 뒤 첫 사령탑으로 보낸 홍재근 카사코리아 대표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이 시장을 자동차 회사 포드와 테슬라가 그랬던 것처럼 표준화·정량화하고 제대로 된 시장으로 키우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고 말한다.

홍 대표는 지난 2일 카사코리아 서울 본사에서 뉴시스와 만나 "조각투자는 고객 투자자 입장에서 실물 투자의 느낌이 더 강하다. 전형적인 부동산 간접 상품들이 장기간 부동산 투자로 안정적인 배당을 주는 금융상품의 느낌이었다면, 조각투자는 건물을 사서 팔고 매각 차익까지 줄 수 있고, 투자자들에게 보다 익숙한 자산을 선뵐 수 있다. 가볍게 지나칠 시장이 아니라 생각해 1년 간 스터디를 했고, 2년 전인 지난해 초 첫 접촉한 뒤 올해 초 실제로 인수 절차가 진행됐다"며 대신증권과 카사코리아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했다.

카사코리아는 국내 첫 부동산 조각투자 업체다. 조각투자란 개인이 혼자 매입하기 어려운 자산을 블록체인 기술로 쪼개 여러 투자자들이 함께 투자하고 창출되는 이익을 공동으로 배분받는 투자 방식이다. 지난해 정부가 이 같은 조각투자 상품들이 증권성을 띤다고 판단하면서, 업체들은 기존 투자 상품이 토큰증권 등 '증권'으로서의 자격을 갖출 수 있도록 각자 정비 중이다. 그 와중에 증권사 대신증권을 필두로 대신 파이낸셜 그룹이 카사를 인수한 것이다.

6년차 스타트업과 60년 전통 금융그룹의 만남…부동산·금융 시너지 기대

홍 대표는 대신증권에서 신사업추진단장을 맡으며 카사코리아 인수의 처음부터 끝까지 진두지휘했다. 그의 손끝에서 60년 전통 금융업을 영위 중인 대신 파이낸셜 그룹과 업계 1호 타이틀을 6년차 스타트업이 만났다. 그는 카사가 부동산 조각투자 시장을 처음으로 연 개척자란 점에서, 대신은 전통 금융기관으로서 지니는 신뢰 인프라와 부동산 금융 관련 인프라 및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단 점에서 서로 보완 및 윈윈(win-win)할 수 있는 관계라고 확신했다.

그는 "매력적인 부동산 상품도 발굴해야 하고, 그 상품이 투자자를 배신하지 않도록 투자자 보호에도 문제가 없어야 한다. 대신이 지닌 내부통제, 리스크 관리, 투자자 보호, 신뢰 등 가치가 투자자에게 전달되면 카사코리아를 통해 조각투자 저변이 확산될 수 있는 지렛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부동산 조각투자의 대중화는 결국 투자 자산의 질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투자자가 보기에 '저 건물은 내가 투자하고 싶었는데', '돈만 있으면 사고 싶었는데' 하는 입지 좋은 부동산을 상장시켜 다양한 부동산 투자 경험을 안겨주고 안정적인 배당 수익에 매각 차익까지 안겨주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이를 위해 카사는 상장 적합성 판단과 관련해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대신 금융그룹은 모회사가 부동산 전문회사며, 계열사로 부동산 특화 자산운용사, 부동산 신탁회사, 부동산 투자회사 등을 보유하고 있어 부동산 전문 인력과 경험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홍 대표는 "(인터뷰 당일)오늘도 오전에 그룹에 들어가 각 계열 부동산 부서장들이 모여 물건에 대해 회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물건이 접수되면 그때그때 치열하게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을 통해 상장에 적합한지 추려낸다. 대신증권에서 함께 카사로 온 부동산플랫폼 부문장은 최소 주에 한번씩 본사에 가고 있으며, 상장심사위원회에 올리기 전까지 최대한 집단 지성을 끌어올리는 과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소형 부동산 시장 선구자 될 것"

그가 조각투자에 적합하다고 보는 상품은 100억원 이하 소액 부동산이다. 리츠나 펀드 등은 통상 최소 1000억원 이상 규모의 부동산을 금융상품화한다. 상업용 부동산에서 1000억원대 물건을 스몰캡으로 부르는데, 카사는 그 10분의1 규모인 100억원 이하에 해당하는 초소형 부동산 시장을 노리는 것이다.

수도권 상업용 부동산 중 100억원 이하는 거래 건수로 98.4%를, 금액으로는 절반 좀 넘는 정도를 차지한다. 그럼에도 큰 회사가 달려들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제품화하기에, 표준화하기에 쉽지 않고 정보 비대칭성이 높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카사가 비정형 자산이 난립하는 이 시장에 표준을 제시하겠단 목표를 갖고 있다.

그는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가 중구난방 자동차 시장에서 처음으로 표준화를 통한 대량생산에 시도했다. 테슬라도 여기에 영감을 받아 모델X, 모델Y 등 브랜드를 만들어 전기차 시장의 표준이 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카사 역시 초소형 부동산 시장에서 포드, 테슬라와 같은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했다.

또 "이런 작은 물고기들에까지도, 대신 파이낸셜 그룹은 부동산 전문회사나 부실채권 회수회사 등에서 다양한 부동산에 대한 데이터를 경험적으로, 실질적으로 갖고 있기 때문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부했다.

홍 대표는 상반기에 전자증권 개발을 마무리하고 하반기부터 매달 여러건의 물건을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장 가능한지 적합성을 논의 중인 부동산도 다수다. 토큰증권가 정식으로 제도화된 뒤에는 토큰증권을 형태로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카사코리아와 전자증권 연결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 토큰증권 거래를 위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개발 작업도 하고 있다. 다른 토큰증권과 협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꺾이고 있단 우려도 있지만, 그는 입지 좋은 알짜 부동산 가격은 경기 영향이 적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부동산이란 상품에 주목한 이유는 부동산이 계속 찍어낼 수 없는 희소성있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불황에도 여전히 입지 좋은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내려오지 않고 있다. 좀 외곽으로 가면 싼 물건들도 있지만, 나중에 팔 때 더 싸질 개연성이 높다. 그래서 우리는 입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경기 영향에 가격이 등락하더라도 이는 매수 및 매도 타이밍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정도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coinciden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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