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혼 사유는요"…前배우자 향한 일방 폭로, 누굴 위한걸까[TEN피플]

류예지 2023. 5. 9.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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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자체가 흠이 되지 않는 세상이다.

하지만 이혼 후 그간 있었던 일을 마음대로 이야기하는 건 다른 문제다.

이지현은 이혼 후 결혼 시절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공개해버렸다.

아무리 이혼해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었다지만 굳이 아픔을 재소환하는 건 전 배우자와 남은 가족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지적도 귀담아 들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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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류예지 기자]



이혼 자체가 흠이 되지 않는 세상이다. 마음이 맞지 않아 갈라서는 부부들은 많다. 하지만 이혼 후 그간 있었던 일을 마음대로 이야기하는 건 다른 문제다. 이미 헤어진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 수 있다. 방송을 통해 전국민을 상대로 전 배우자의 귀책 사유를 일방 공개하는 건 더욱 그렇다. 


최근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가 방송인 서정희가 고(故) 서세원과의 결혼 과정과 생활을 언급하는 방송을 내보겠다고 선언했다. 공개된 예고편 속 서정희는 서세원과의 이혼 과정에서의 힘들었던 심경은 물론, 당시 남편으로부터 폭행당하는 모습이 담긴 CCTV 화면까지 그대로 공개했다. 증언자로 서정희의 모친도 등장한다.

눈물을 흘리며 사연을 전달하는 서정희를 보며 오은영 박사는 "사랑이 아니었다고 본다. 상대를 성장시키지 않는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정희는 “19세에 결혼하고 이제 환갑이 넘었는데, 그럼 제 모든 삶은 다 잘못된 건가요”라며 눈물을 흘린다. 해당 촬영분은 오는 12일 채널A에서 방송한다.


앞서 서세원은 지난달 20일 캄보디아에서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살아생전 서세원이 전부인 서정희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안겨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서세원은 고인이 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 아직 고인을 보내기 어려운 이들도 있고 상처가 아물지 않은 자녀들도 있다. 서세원에게는 재혼한 부인과 8살짜리 딸도 있다.



서정희의 불행한 결혼사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다. 그동안 수차례 매스컴에서 공개했던 내용이기도 하다. 때문에 고인이 떠나자마자 고통스런 기억의 실타래를 풀어내야만 하는 서정희의 마음 또한 이해가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좀 더 시간을 두고 차분한 방식으로 이야기할 순 없었냐는 우려 섞인 시선이 방송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서정희의 '과거 떠올리기'가 죽은 고인을 둘러싼 자극적 방송으로 소비되는 수준을 넘어 서정희 본인을 위해서도 좋은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이다.

방송이 나오고 또 수많은 뉴스가 쏟아지며 서세원에 대한 비난이 거세진들, 그것이 서정희의 마음을 얼마나 치유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특히 얼마 전 암 투병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일어난 서정희가 스스로 힘든 길을 선택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시선도 있다. 


서정희 외에도 쥬얼리 출신 이지현은 방송서 2번 이혼 후 아이들을 키우는 '싱글맘' 캐릭터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첫 번째 남편과의 이혼 소송 속 정신이 피폐해졌다고 고백했다. 두 번째 이혼은 심지어 혼인신고만 한 채로 합친 지 얼마 되지 않아 갈라섰다고 말했다.

이지현은 이혼 후 결혼 시절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공개해버렸다. 비난조의 거침없는 발언도 이어졌다. 일반인인 전 남편에 대한 일방적 비난을 넘어, 아직 미성년자인 아이들이 받을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따랐다. 게다가 이지현은 각종 방송을 통해 아이들의 얼굴을 공개한 바 있다. 전국적으로 아이들의 신상이 알려진 상태에서 굳이 이혼 과정을 낱낱이 언급할 필요가 있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이혼은 아픔이다. 상처가 남고 그로 인해 평생을 고통받을 수도 있다. 동시에 철저한 개인사기도 하다. 이혼 과정에 대한 의견이 서로 다를 수도 있다. 방송에 나와 이혼 과정에 대해 언급하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끈다고 얻을 수 있는 건 없다. 시청자들은 자극적인 이혼 과정을 소비할 뿐이다. 아무리 이혼해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었다지만 굳이 아픔을 재소환하는 건 전 배우자와 남은 가족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지적도 귀담아 들어봐야 한다. 결국 상처를 이겨내는 건 자기 자신이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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