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댐 건설로 바닥 드러낸 메콩강…말라가는 인도차이나
[앵커]
동남아 최대 생태계 보고죠.
아시아의 아마존강이라 불리는 메콩강 상류에 지난 20여 년 동안 중국이 11개의 댐을 건설했습니다.
그러자 태국에서 베트남, 캄보디아로 이어지는 메콩강 하류 강줄기가 해마다 낮아지더니 올해는 곳곳에서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위기의 메콩 생태계를 김원장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곳은 원래 유명한 뱃놀이 유원지였습니다.
수위가 해마다 낮아지더니 거대한 모래 사막이 생겼습니다.
[마을 주민 : "이맘때는 중국이 물을 방류 안 해 주니까, 물이 없어요."]
지역 상인들은 그나마 물줄기가 남아있는 곳을 찾아 원두막을 설치하고 피서객들을 받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아예 강물이 말랐습니다.
거대한 강물이 사라지고 이제 걸어서 태국에서 라오스로 건너갈 수 있습니다.
오래전에는 툭하면 강물이 범람하던 곳이었습니다.
[아피난 아우타마/농카이시청 국장 : "어렸을 때는 농카이 전체가 범람하고 그랬어요. 여기 (둑 위로) 80cm 정도까지 차올랐어요."]
주민들은 해마다 토사를 파내서 어떻게든 강물을 취수장까지 연결하려고 하지만 올해는 이마저 어려워 보입니다.
강물이 말라버려 기능을 잃은 취수장은 방치돼 있습니다.
주민들은 생활용수 부족은 물론 농사짓기도 힘겨워졌습니다.
1996년부터 중국은 메콩강 상류에 모두 11개의 댐을 건설했습니다.
건기에 중국의 댐들이 방류를 줄이면서 메콩강은 더욱 말라갑니다.
[사닛 푸나/농카이시청 과장 : "중국 댐이 50cm만 더 방류를 해 줘도 우리 취수장까지 물이 올 수 있습니다."]
강폭이 좁아지면서 여기저기서 지반이 침하되고 강둑이 무너져 내립니다.
역사를 기록하기 전부터 메콩강은 인도차이나반도를 가로질러 곡식을 살찌우고 주변 6개 나라의 문명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래서 강들의 어머니라 불린 메콩강은 하지만 지금은 서서히 말라 들어가고 있습니다.
4년 전에는 가까운 라오스에도 거대한 수력발전소가 들어섰습니다.
태국과 베트남, 캄보디아로 연결되는 메콩 생태계는 더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차이왓 파라쿤/메콩보이스(시민단체) 회원 : "(차야부리) 댐이 완공되고 갑자기 수위가 5~6m 내려가면서 물고기들이 천지에 죽어 있었어요."]
밤새 널어둔 그물엔 물고기 한 마리가 없습니다.
물고기가 줄면서 새들도 떠나고 어부들도 떠났습니다.
[숫따 임쌈란/어부 : "(물고기가) 이렇게 줄어든 건 올해가 처음이에요. (다른 어부들은) 고무 채취를 하거나 양봉을 합니다."]
메콩 상류의 중국 댐들은 모두 470억 톤의 물을 가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국 정부는 추가로 8개의 댐을 메콩 유역에 건설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태국 논타부리에서 KBS 뉴스 김원장입니다.
영상편집:서삼현/그래픽:강민수/자료조사:이지은
김원장 기자 (kim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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