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 사이에 휴지 넣고 불지르기도"…'결혼지옥' 남편, 학폭 피해 고백 [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서로의 빈 곳을 채워줄 마지막 조각일 줄 알았으나 자꾸만 엇갈리는 '퍼즐 부부'가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을 찾았다.
8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서는 결혼 7년 차 부부가 오은영 박사에게 고민을 꺼내놨다.
경북 안동에 거주하는 '남편 바라기' 아내와 '아내 바보' 남편. 회사 사정으로 휴직하게 된 아내는 일찍부터 남편을 배웅한 뒤 아침을 짓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바로 침대에 몸을 뉘인 채 점심이 되도록 노래만 부르는 아내였다.
끼니를 거른 아내는 "배가 고픈데도 참는 거다. 참고 있다가 신랑이 오면 저녁에 같이 먹는다"며 "마음이 편하다"고 밝혔다.
아내는 오후 네 시무렵이 돼서야 침대를 벗어났다. 한 무인 찻집에 도착한 아내는 남편에게 영상 통화를 걸어 "오늘 여자 직원 나왔냐"며 "주위 카메라 왔다 갔다 할 수 있냐"고 물었다.
"여자가 없다"는 남편의 확답에도 아내의 불안은 계속됐다. 특히 아내는 무려 4시간 동안 남편의 퇴근을 기다려 충격을 안겼다.
저녁을 즐기던 남편은 멈출 줄 모르는 아내의 의심에 끝내 목소리를 높였다. 아내는 남편이 "왜 자꾸 의심하냐"고 묻자 "눈에 안 보이면 불안하니까. 나도 왜인지 모르겠지만 의심이 되니까"라고 했다.
아내는 제작진에게 전남편의 존재를 고백했다. 전남편의 폭행과 외도로 의심, 불안 증세가 생긴 듯하다고. 남편은 "상처가 큰 것 같다"며 "혼자 집에 있으면 불안하다고 한다"고 대신 전했다.
아내는 "마중 나가고 싶은데 못 나가게 한다"며 "내가 창피스러운 것도 있잖냐"라고 남편에게 서운함을 드러냈다. 심지어 "장애 판정 안 받았는데 네가 계속 판정받게 하려고 해서 내가 장애 판정 받은 거잖냐. 차라리 이혼을 하자고 하던가"라고 해 궁금증을 높였다.
알고보니 남편이 아내에게 심리 상담을 여러 차례 권유해온 탓에 아내가 1년 전 장애 진단 검사에서 지적 장애 판정을 받은 것이었다. 40년 동안 장애를 모르고 살아온 아내는 "나를 왜 굳이 장애인으로 만들려고 하는지 이유도 몰랐다. 원망스럽다"고 토로했다. 남편은 "날 원망했겠네?"라면서도 "창피한 게 아니"라고 감쌌으나 아내는 "난 지적 장애로 나와 더 원망스럽다"고 못마땅해했다.
오 박사는 "남편이 혜택 받으려고 아내를 장애인 등록한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지적 장애 등록증이 있다고 해서 없었던 거에 비해 어마어마한 혜택이 있지 않다"고 봤다. 아울러 "최소한의 제도적 보호를 하기 위한 복지 시작이라 보면 된다"고 바로잡았다.
한편 남편은 새벽이 되도록 잠에 들지 못하고 "괜찮다", "잘 수 있다"만 되뇌었다. "힘들게 학교 생활을 했다"는 남편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힘들어한다, 제가"라고 했다. 남편의 가슴속엔 학교폭력의 짙은 상처가 남아 있었다.
남편은 "친구 화장품을 실수로 깨뜨렸다. 물어 달라고 했는데 좀 비쌌다. 감당하기 어려워 친구 대신 빨래를 하고 돈을 깎아줬다"며 "화장품 깨진 유리를 제 얼굴에 발랐다. 잠 잘 때 발가락 사이에 휴지 넣고 불을 질렀다. 많이 당하다보니 자면서도 이불이 스쳐도 벌떡 일어나게 된다"고 해 분노를 일으켰다. "기절 놀이라고 있다. 제 볼따구를 때리고 재밌다고 웃더라"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오 박사는 "학교 폭력도 폭력"이라고 강조한 뒤 "자아상이나 문제 해결 방식, 대인 관계를 배워가는 나이에 학폭을 겪으면 다 치명타를 입는다"며 "학창 시절 학폭을 경험하면 평생이 괴로울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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