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원 메리츠'… 시총 10조 눈 앞
[편집자주]메리츠금융그룹이 자회사 합병을 마무리하고 '원 메리츠(One Meritz)'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 상장 자회사였던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를 100% 자회사로 편입해 상장 모회사인 메리츠금융지주 1개만 남기게 된 구조다. 국내 주식시장 특유의 쪼개기 혹은 문어발식 상장 트렌드를 완전히 역행하는 파격 행보다. 메리츠금융만이 단일 상장사로 남는 지배구조 개편이 완성된 가운데 향후 수익성 확대는 물론 시너지 기대감이 커진다. 메리츠금융그룹이 그리는 중장기 전략은 무엇인지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 살펴봤다.
① 메리츠금융, 지배구조 개편… '지분' 줄인 조정호 '신뢰' 챙겼다
② 닻 올린 '원 메리츠'… 시총 10조 눈 앞
③ '실력 증명' 김용범 부회장… 메리츠화재 '퀀텀점프' 노린다
지난 4월 메리츠금융지주가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완전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하고 통합 지주사로 출범했다. 메리츠금융지주가 '원 메리츠'로 첫발을 뗀 가운데 전문가들은 메리츠금융의 주가에도 청신호가 켜졌다고 보고 있다. 메리츠금융이 그리고 있는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향후 주가가 더욱 오를 것이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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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지주사 출범에 대한 기대감으로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는 지난해부터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초 2만원대에 머물렀던 주가는 11월 합병 발표 후 연일 상승해 4월 말 기준 4만원 중반대로 올라섰다. 출범 첫날인 지난달 25일에는 장 초반 4만7700원까지 오르는 등 유가증권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모습이다.
주가 상승에 힘입어 시가총액도 10조원을 넘보고 있다. 이달 초 기준 메리츠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은 9조4000억원대로 4대 은행 지주인 우리금융지주(8조5000억원)를 뛰어넘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국내 주요 금융주 중 ▲KB금융(19조9000억원) ▲신한지주(17조8000억원) ▲하나금융지주(12조5000억원) 등에 이어 4위에 올랐다. 비은행 금융지주사 중에선 규모가 가장 크다. 유동 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향후 주가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8조원 수준의 우리금융지주는 거뜬히 제치게 됐다.
업계에선 이번 편입으로 메리츠금융지주에 대한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신용도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한신평에서 부여한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증권의 회사채(선순위) 신용등급은 각각 AA(안정적), AA-(안정적)이다. 메리츠화재의 후순위채 신용등급은 AA(안정적)이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메리츠금융의 신용도는 주력 자회사의 신용도에 연계된 점을 고려하면 주식교환에 따른 재무구조 변화는 유의미한 신용도 개선 요인은 아니다"라며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경우 주식교환으로 인해 주주 간의 변동이 있을 뿐 재무구조의 유의미한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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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최근 3년간 주주환원율을 평균냈을 때 지주(27.6%) 화재(39.7%) 증권(39.3%) 등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메리츠는 이 같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3년 이상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메리츠금융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동시 추진하면서 꾸준히 주주환원 정책을 늘려왔다. 지난 2021년 5월엔 연간 배당성향을 10%로 고정하는 대신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업계에서는 국내 주주환원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지난해 증권가에 불어닥친 실적 부진 속 나홀로 호실적을 낸 메리츠증권은 보통주 1주당 결산 배당금을 100원에서 135원으로 늘렸다. 이는 다른 증권사들이 배당금 축소에 나선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삼성증권은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지난해 3800원에서 올해 1700원으로 55.3%가량 축소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은 300원에서 200원으로 33.3%, 한국투자금융지주는 3000원에서 2300원으로 23.3%, 대신증권은 1400원에서 1200원으로 14.3% 줄였다.
메리츠금융이 지주를 필두로 핵심 계열사인 증권과 화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들 계열사가 안정적인 수익성을 바탕으로 순조로운 사업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올해 어떤 실적을 낼지 주목된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별도 기준 868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며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기준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다.
업계에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번 합병이 메리츠금융의 주가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 메리츠금융의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이 전년대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됨은 물론 화재와 증권의 완전 자회사 편입으로 기업가치는 더욱 오를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한이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재편을 통한 재무지표 개선은 구조 변화를 통한 이익 체력 개선과도 상통한다"며 "그 자체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상향 가능한 매력적인 투자 유인"이라고 분석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전액 현금배당을 가정한 현금배당수익률은 9.1%에 달할 전망"이라며 "이번 합병은 연결 대상 자회사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것이어서 기존 지배지분 기준에서 연결 당기순이익과 연결 자본을 보는 방식으로 바뀌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안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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