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줍줍]반도체 장비업체 '기가비스' 증권신고서 읽어보기

최성준 2023. 5. 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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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공모가 3만4400~3만9700원…유통물량 23%
급증한 중국발 매출…미중 분쟁 심화시 실적 타격

반도체 장비 업체 기가비스가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려고 해요. 올해 1분기 약 1000억원 규모의 기업이 다수 상장했던 것과 비교해 보면 상당히 규모가 큰 기업인데요.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시가총액 규모가 5000억원에도 달할 수 있어요.

오랜만에 규모가 큰 기업이 기업공개(IPO) 시장에 나온 만큼 공모주 투자를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많을 텐데요. 투자자들을 대신해 [공시줍줍]이 기가비스가 제출한 증권신고서 중 중요한 내용을 압축해서 정리했어요.

기가비스는 어떤 회사인지, 공모 금액은 어디에 쓸 건지, 공모가격은 어떻게 정했는지, 투자 유의점은 무엇인지 확인해 볼게요.

/그래픽=비즈워치

반도체 기판 내층 검사설비 전문 기업

기가비스는 광학기술을 사용해 반도체 기판 내층을 검사하는 설비인 자동광학검사기(AOI)와 기판의 불량을 수리하는 설비인 자동광학수리기(AOR)를 제작·판매하는 기업이에요.

반도체 기판은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부품인데요. 우리 몸으로 비유하면 뇌(칩)와 몸(메인보드)을 연결하는 신경망 역할을 하고 있어요. 중요한 제품인 만큼 결함 검출을 통한 품질 관리와 불량 수리를 통한 수율 향상이 필요해 검사설비가 필요한 거죠.

특히 기가비스는 글로벌 반도체 기판 검사장비 업체 중에서도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해요. 회사는 현재 인공지능(AI)용 반도체에 주요 활용하는 최고 사양의 기판인 FC-BGA(Flip Chip-Ball Grid Array)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해요.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만큼 국내를 포함해 일본, 대만, 중국 등 반도체 제작사들은 기가비스의 AOI, AOR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어요. 해외 반도체 기업의 수요가 많은 만큼 해외 매출액도 높아요. 지난해 기가비스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997억원이었는데, 해외 매출액이 749억에 달했어요.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78억원으로 집계됐는데요. 주식보상비용 100억원을 인식한 수치로 실제 순익은 378억원으로 해석할 수 있어요. 회사는 보유한 자사주를 지난해 우리사주조합에 무상으로 줬는데요. 이에 따라 회계상 주식보상비용을 판매비와 관리비로 인식했어요. 회사 영업과 무관한 비용이자 현금 유출이 발생하지 않은 회계적 비용인 만큼 감안하고 볼 필요가 있어요.

공모자금 대부분 생산시설 확대 위해 사용

기가비스 IPO 개요/그래픽=비즈워치

기가비스는 구주매출 물량 14만7500주(6.65%) 포함 총 221만8258주를 공모할 계획이에요. 희망 공모가격은 3만4400~3만9700원으로 총공모 금액은 712억~822억원이에요.

상장 공모로 확보할 자금은 주로 시설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에요. 기가비스는 다년간 외형성장을 지속한 결과 생산능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어요. 현재는 경기도 평택시 진위면에 위치한 본사에서 생산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약 490억원을 들여 진위면에 건설할 예정인 산업단지로 확장 이전할 계획이에요.

130억 가량은 타법인증권취득자금으로 사용하려고 해요. 기가비스의 주력 제품인 자동광학수리기의 핵심 부품을 제조하는 기업에 투자해 안정적인 부품 수급과 원가 절감을 도모하기 위해서예요.

또 신제품 개발 및 기존 제품의 개량을 위해 연구원을 영입하고 해외 영업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운영자금으로 80억원을 사용할 계획이에요.

희망 공모가격은 반도체 검사장비를 제조하는 기업인 고영테크놀러지, 파크시스템스, 넥스틴, 인텍플러스 4개사와 주가수익비율(PER)을 비교해서 결정했어요.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수치로 주가가 1주당 순이익의 몇 배인지 나타내는 비율인데요. 공모주는 주가가 없으니까 비교기업의 PER을 공모하는 회사의 PER이라고 가정해서 적정 주가를 찾아내는 거죠.

따라서 비교기업 평균 PER과 회사의 당기순이익을 곱하고 평가 시가총액을 구한 뒤 회사의 주식수로 나눠 주당 평가가액을 역산해야 하는데요. 기가비스는 재무제표에 나온 당기순이익인 277억원이 아닌 다른 수치를 곱해서 평가가액을 계산했어요.

앞서 설명했다시피 기가비스는 지난해 실적에 주식보상비용을 반영했기 때문이에요. 회계적 비용인 만큼 적정한 기업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주식보상비용을 차감하지 않은 378억원을 당기순이익으로 삼아 계산한 거예요.

이렇게 나온 주당 평가가액은 6만5082원이고, 여기에 39~47.14%의 할인율(평가 가치 대비 할인해 주는 일종의 서비스 개념)을 반영해 희망 공모가격 3만4400~3만9700원이 정해졌어요. 지난해 코스닥 신규상장법인의 평균 할인율 22.79~34.62%보다 높은 할인율이에요.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에 새우 등 터질 수 있다고?

투자시 고려해야할 위험요소는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으로 인한 영향을 꼽을 수 있어요. 미국은 지난해 반도체 지원법을 발효하고 중국 등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에서 미국의 보조금을 받는 회사가 반도체 설비를 구축하는 것을 금지했어요.

아직 기가비스가 제조하는 반도체 기판 검사장비는 규제 대상이 아니지만, 반도체 기판까지 확대돼 중국 수출이 제한되면 매출에 타격이 있을 수 있어요.

기가비스는 중국 및 글로벌 고객사들의 중국 소재 공장에 제품 납품하고 있어요. 지난해에는 매출 비중의 29.9%가 중국에서 나왔어요. 특히 회사 측은 지난해 새로 거래를 튼 중국 기업에 대해 향후 성장과 밀접한 고객사로 평가하고 있어요.

주요 거래처의 요구 수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관계가 악화하는 등 이유로 실적이 감소할 가능성도 따져봐야 해요. 기가비스는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상위 6개사의 매출 비중이 각각 91.6%, 78.01%, 88.82%를 차지하는 등 소수 거래처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에요.

소수 기업에 매출 비중이 높은 상황에 대해 회사는 반도체 기판 제조업체 최상위 기업들의 대규모 수주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어요. 오히려 주요 거래처가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어 타 거래처를 개척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볼 수 있다고도 강조했어요.

회사측은 또 거래처를 다변화하는 점도 설명했어요. 사업 초기 국내 비중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일본, 대만 등 해외 반도체 기판 제조업체들의 주문을 수주받았고, 앞으로는 미국 및 유럽의 거래처 확보를 위해 영어권 인력 보강에도 중점을 둘 계획이라는 설명이에요. 실제 이번 공모자금 중 일부를 영업 인력 충원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죠.

상장 후 시장에 풀릴 수 있는 유통 주식을 보면 전체 주식수의 23.2%(294만1293주) 수준이에요. 회사 지분을 대부분 갖고 있는 최대주주 및 대표이사 등 특수관계인은 전체 주식수의 61.16%에 달하는 775만2167주를 2년6개월간 의무보유하기로 했어요.

상장 후 6개월 뒤에는 기존 주주들과 재무적투자자가 보유한 물량 153만5129주(12.11%)가 시장에 풀릴 예정이에요. 앞서 주식보상비용을 설명하면서 얘기한 우리사주조합에 무상으로 제공한 자사주는 한국증권금융에 예탁해 오는 2027년 9월 29일까지 매각을 제한해 놨어요.

공모 일정 정리

마지막으로 기가비스의 공모 일정을 정리했어요.

5월 9~10일 :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공모가격을 확정해요.

5월 12일 : 공모가격 확정 공고
-이날 희망공모가격(3만4400~3만9700원)이 아닌 확정공모가를 발표하고,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어느 정도 의무보유확약을 했는지도 나와요.

5월 15~16일 : 공모주 청약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진행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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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준 (cs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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