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통상 갈등에 美 반도체 시장 재편…최대 수혜는 대만·베트남

전경련 최근 4년간 미국 반도체 시장 주요국 점유율 조사
中 18.5%p↓·대만9.7%p↑·베트남 7.3%p↑…한국 1.8%p 상승 그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미중 통상 갈등으로 미국 반도체 수입 시장에서 중국산 반도체의 비중은 3분의 1 토막이 났고, 이로 인한 수혜는 대만과 베트남이 누린 것으로 9일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18년 미중 통상 갈등 이후 미국 반도체 수입시장을 대상으로 주요국 점유율을 분석했다. 2018~2022년 중국의 점유율은 18.5%p가 하락했는데, 대만과 베트남은 각각 9.7%p, 7.3%p 올리면서 생산기지로 입지를 강화했다. 우리나라의 점유율도 상승하긴 했지만 소폭(1.8%p)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2018년부터 대중 수입 관세 부과 및 중국 기업에 대한 수출 제한 등 다양한 규제를 적용했다. 대중 수입에 대해 2018년 3차례에 걸쳐 10~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으며 2019년에도 이 기조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엔트리 리스트(블랙리스트)를 활용해 미국산 기술이나 소프트웨어를 직접 이용해 만들어진 부품·장비 등의 대중 수출 제한도 실시했다.

대만과 베트남은 미국 반도체 최대 수입품목(33.4%)인 '컴퓨터 등의 부품'에서 점유율을 늘리며 중국의 입지 약화에 의한 반사이익을 누렸다. 컴퓨터 등의 부품 대중 수입액은 2018년에서 2022년까지 96억7000만달러 감소(-58%)했는데, 같은 기간 대만 수입액은 75억6000만달러(+327%), 베트남은 35억1000만달러(4038%)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수입액은 25억8000만달러로 52% 증가했다.

대만과 베트남은 미국 반도체 시장 중 고성장 품목에서 입지를 강화해 점유율 확대를 가속화했다. 미국의 '기타 전자집적회로' 품목 수입은 2018년 85억3000만달러에서 2022년 151억3000만달러로 77% 늘었는데, 그중 대만 수입액은 119%(18억4000만달러→40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미중 통상 갈등 이후 미국 반도체 수입시장 재편에 따른 최대 수혜국은 대만과 베트남으로 한국의 점유율은 소폭 상승에 그쳤다"며 "우리 정부가 국내 투자환경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만큼 국내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반도체 수출 품목을 다변화하는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