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겁나요"…은행권 전세대출 6개월새 9조원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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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도 전세 사기 때문에 난리라서 그냥 월세를 살려고요. 제 친구는 전세 사기 때문에 9000만원을 날렸어요. 남 얘기 같지 않아 너무 두럽네요."
국내 주요 은행 전세자금대출 잔액이 6개월 새 9조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해 10월 134조625억원에서 지난달(124조8792억원)까지 9조1833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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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도 상승…당분간 전세대출 감소세 계속할듯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요즘 하도 전세 사기 때문에 난리라서 그냥 월세를 살려고요. 제 친구는 전세 사기 때문에 9000만원을 날렸어요. 남 얘기 같지 않아 너무 두럽네요."
국내 주요 은행 전세자금대출 잔액이 6개월 새 9조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면서다. 여기에 올 초 전국 곳곳 전세 사기 피해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전세 기피 현상이 심화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 연속 줄었다. 이들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해 10월 134조625억원에서 지난달(124조8792억원)까지 9조1833억원 감소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 감소 속도는 가파르다. 지난해 10월 이들 은행의 전세대금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1351억원 감소하는 데 그쳤는데, 같은 해 12월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2월엔 전월 대비 1조9030억원 줄었고, 지난 3월과 4월에는 전월과 비교해 각각 1조9014억원, 1조7346억원 감소한 바 있다.
고금리 속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데다 올해는 전국 곳곳에 전세 사기 피해가 터져 나오면서 '전세 포비아'까지 생긴 탓이다. 이에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며 전셋값은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주택 전셋값은 지난해 전국이 5.56%, 서울은 6.55% 떨어졌다. 이는 2004년 이후 18년 만에 가장 큰 폭의 내림세다.
또 대출금리 하락세도 주춤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6개월 변동금리는 지난달 17일 3.74~5.96%에서 전날 3.69~6.06%로 다시 상단이 6%를 넘어섰다. 지난해 연말 7%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안정됐다고 볼 수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당분간 시장 금리가 소폭 상승할 전망인 만큼 전세대출 잔액은 꾸준히 감소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5.25%로 0.25%포인트(p) 인상하며 한국은행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세자금대출 잔액 감소세는 고금리에 따른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 영향이 클 것"이라며 "단정할 수는 없지만 올 초 전세 사기도 잇달아 터지면서 전세를 기피하는 현상이 커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1derla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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