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푸드' 견제하는 타이완의 전략적 노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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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타이완으로 수출한 국내 과일과 식품에서 잔류 농약이 검출돼 반송·폐기 조치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타이완 위생복리부 식품약물관리서(식약서·TFDA)는 지난 4월 A사의 결명자차 제품에서 잔류 농약 로테논(魚藤精·rotenone) 0.06ppm이 검출됐다며 24박스(2.88㎏)를 반송·폐기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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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위생복리부 식품약물관리서(식약서·TFDA)는 지난 4월 A사의 결명자차 제품에서 잔류 농약 로테논(魚藤精·rotenone) 0.06ppm이 검출됐다며 24박스(2.88㎏)를 반송·폐기 조치했다. 앞서 TFDA는 B영농조합법인이 수출한 국내산 배에서 잔류농약 페노규카브(丁基滅必蝨·fenobucarb) 0.02ppm이 검출됐다며 1만6200㎏을 반송·폐기 조치했다. C영농조합이 수출한 샤인머스캣에서도 잔류농약 테트라닐리프롤(特安勃·tetraniliprole) 0.02ppm이 검출됐다며 4304㎏을 반송 및 폐기 조치했다.
올 초 불거진 D사의 타이완 수출 라면 산화에틸렌(EO) 검출 사태는 국내에서도 파급력이 컸다. 해외에서는 잔류농약 기준치를 초과해 폐기되는 제품이 국내에서는 유통되는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타이완 식약서가 D사 라면 제품에서 검출한 EO는 살균 용도로 쓰이는 성분으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발암성 물질로 분류한 물질이다. 해당 제품에서는 EO 0.075㎎/㎏이 검출됐다며 1000상자 1128㎏을 반송·폐기 조치했다. 타이완의 EO 기준치는 0.055㎎이다.
당시 D사는 발암물질이 아니라고 즉각 해명했다. 타이완에서 검출된 성분이 EO가 아닌 2클로로에탄올(2-CE)인데 타이완이 2-CE 검출량을 EO로 환산해 EO의 수치로 발표했다는 것이다. D사 관계자는 "EO는 살균제지만 2-CE는 EO의 대사물질로 환경에서도 존재하는 물질로 발암물질이 아니다"며 "타이완 식약서와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 모두 2-CE는 환경에서 유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라면 제조업체 현장 조사와 수거 검사를 실시 후 결과를 발표했다. 식약처가 검사한 모든 제품에서 EO는 검출되지 않았고 제조 공정 과정에서도 EO 가스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2-CE는 일정량 검출됐는데 2-CE의 '인체노출안전기준'(일일 체중 ㎏당 0.824㎎) 대비 '1일추정노출량'은 전 연령에서 0.3%, 3∼6세 영유아는 0.8% 수준에 불과해 안전하다고 결론이 났다. 국내에서는 2-CE가 허용된 물질은 아니지만 자연 중 비의도적으로 오염되거나 발생할 수 있어 식품(농·축·수산물 및 가공식품) 중 2-EC 잠정기준을 30ppm(㎎/㎏)으로 설정했다.
한국식품안전연구원은 D사 라면 사태에 대해 K-푸드를 견제하는 아시아 국가들의 '전략적 노이즈'라는 의견을 냈다. 인체 위해성을 전혀 우려하지 않아도 될 라면 2-CE 사태에 대해 다른 나라의 전략적 노이즈에 휘둘려 괜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는 공식 입장이다.
양 기관의 발표로 라면에 대한 위해성 우려는 가라앉았다. 다만 타이완에 수출하는 국내 식품기업과 농가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한국 당국이 검증이라는 신뢰를 기반으로 위해성 논란을 불식시킨 만큼 타이완 당국에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K-푸드가 해외에 널리 알려지는 국가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승예 기자 csysy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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