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 코인 갑부'였다던 김남국, 현금화는 고작 440만원…왜?
김남국, 줄곧 '코인으로만' 보유 주장…현재 보유 코인 "9억1천여만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60억 코인 보유설'에 휘말린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실제로 현금화한 돈은 440만원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김남국 의원이 2022년 초, 당시 시세로 60억원어치에 달하는 가상자산(암호화폐) 위믹스 80만개를 보유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왜 평가액이 60억원으로 불어난 코인 자산을 현금화하지 않고 코인으로 보유했을까.
가상자산 거래소 내에 보유한 '원화 예치금'은 공직자 재산 신고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형태로 보유하면 재산 신고 대상이 되지 않지만, 가상자산을 매도해 원화 상태의 예치금은 신고해야 한다는 의미다. 가상자산 형태로 계속 보유하면서 김 의원이 자신의 코인 자산 규모를 드러나지 않게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코인 자산을 '은닉'했다는 지적에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앞서 김 의원은 올해 공직자윤리위원회에 15억원어치 재산만 신고했다.
◇인사혁신처 "거래소 내 원화예치금도 재산 신고 대상"
9일 공직자 재산등록제도를 담당하는 인사혁신처 측은 <뉴스1>에 "거래소 내 원화예치금은 은행 예금 계좌와 연결돼 있어, 신고 항목 중 '예금' 항목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원화마켓이 있는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는 시중은행과 제휴를 맺고 은행 계좌와 연동되는 방식으로 원화 입금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업비트에서 코인을 매수하기 위해 원화를 입금하려면 케이뱅크에 보유하고 있는 예금을 업비트에 입금하면 된다. 입금 시 업비트는 원화 예치금인 '원화(KRW) 포인트' 형태로 거래소 내 지갑에 이를 반영해준다. 해당 원화 포인트로 코인을 매수하면 거래소 내에서 코인으로 자금을 보유하게 된다.
이 때 코인을 매수하기 전 거래소 내에 보유 중인 원화 예치금은 재산 신고 대상이라는 게 인사혁신처 측 설명이다. 거래소 내 자산을 신고하지 않으려면 원화 예치금으로 코인을 매수해 코인 형태로 자산을 보유해야 한다. 공직자 재산신고는 보통 12월31일자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이 기준일에 거래소내 원화 예치금만 없다면 재산신고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김 의원은 기준일 시점에 원화 대신 코인을 보유하는 방식으로 신고 대상에서 코인자산을 누락시켰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김 의원도 줄곧 코인으로 보유해왔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2022년 2월 중순쯤 A에서 B로 가상자산을 이체했고, 가상자산이 계속 폭락을 거듭하자 더 보유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B에서 일부를 C로 이체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의 입장문을 종합하면 A는 업비트, B는 카카오톡 내 가상자산 지갑인 클립, C는 빗썸이다.
이어 "이후 다른 가상자산에 재투자해 B와 C에 여러 종목을 보유 중이고 현재 보유한 가상자산 가치는 9억1000여만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날 그가 공개한 현재 가상자산 보유 내역에 따르면 김 의원은 거래소 빗썸에서 약 7억원 규모 가상자산을, 나머지는 카카오톡 가상자산 지갑인 '클립'에 보관 중이다.
◇코인 매도하면 신고해야…매도 없이 코인으로만 보유
이날 김 의원은 벌어들인 가상자산을 현금화해 선거 자금 등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그는 "ATM 출금 내역을 확인한 결과 2022년 1월부터 3월 말까지 3개월 동안 전체 계좌에서 인출한 현금은 총 440만원"이라며 "2022년 2월 중순쯤 이체한 가상자산은 제 명의의 다른 실명 지갑으로 이동한 것일 뿐, 인출해 현금화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 거래소의 실명 인증된 지갑에서 다른 거래소의 실명 인증된 지갑으로 이동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가상자산을 매도해 원화를 얻을 경우, 거래소 내에서 원화 예치금 형태로 보유하고 있더라도 신고 대상이므로 꾸준히 다른 코인을 매수함으로써 코인으로만 자산을 보유했을 것이란 추측이다. 그 역시 위믹스로 벌어들인 60억원 상당을 다른 가상자산에 재투자해 9억1000여만원만 남았다고 직접 밝혔다.
이날 김 의원은 현 시점 그의 재산이 21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가상자산까지 더해 공식적으로 신고한 15억원에서 불어난 금액이다.
그는 "현재 보유한 가상자산 가치는 9억 1000여만원 수준이고, 그 외에는 정치 자금 계좌를 제외한 예금 2625만원, 보장성 보험 5986만원, 증권계좌 3억8733만원, 정치 자금으로 마련한 지역구 사무실을 제외한 부동산 전세권 보증금 8억원 등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합산하면 실제 재산은 약 21억 원 규모다"라고 밝혔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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