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천신만고 끝에 준결승 고지 올랐다
28연승 등 기록행진 계속
박건호는 中 왕싱하오 일축
韓中 2대2 준결 격돌
천신만고. 열화의 추격 끝에 기어이 따라잡았다. 한국바둑 간판 신진서(23) 9단이 8일 중국 저장성 취저우시 문화예술센터에서 벌어진 제1회 란커배 세계바둑오픈 8강전서 중국 랭킹 11위 리웨이칭(23) 9단을 꺾고 4강에 올랐다. 302수 끝 흑 1집반 승.
박건호(25) 7단도 중국 차세대 선봉 왕싱하오(19) 8단을 시종 몰아친 끝에 234수 만에 백 불계승, 생애 첫 메이저 4강 고지를 밟았다. 하지만 안성준(32) 9단은 중국 3위 구쯔하오(25)의 벽을 넘는 데 실패했다. 이로써 세계 열강 32명이 출전한 이번 대회 패권은 한중 양국 2대2 싸움으로 좁혀졌다.
2000년생 동갑내기와 마주한 신진서는 초반 좌하귀 전투에서 실족, 종국 직전까지 열세에 허덕였다. 불과 50여 수 만에 승률 곡선이 곤두박질, 7~8집 차까지 벌어졌다. TV 해설자 박정상 9단이 “신진서 바둑 중 최악의 고전”이라고 안타까워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때부터 신진서의 잇단 승부수에 리웨이칭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시간 공격까지 곁들여 몰아치는 동안 몇 차례 바꿔치기가 이뤄지면서 기어이 역전이 이뤄졌다. 우상귀에서의 마지막 위기를 양패로 극복한 신진서는 “계속 안 좋은 형세였다. 마지막 끝내기 단계서 리웨이칭의 실착 덕에 이겼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5시간이 넘는 사투였다. 상대 전적은 신진서 기준 4승 1패로 벌어졌다.
신진서는 이날 승리로 2월 26일 이후 국내외 28연승을 마크, 개인 최다 타이 기록을 작성했다. 올해만 따지면 46승 3패, 승률을 93.9%까지 끌어올려 연간 세계 최고기록 도전을 계속했다.
박건호 7단의 승리도 빛났다. 생애 세 번째 메이저 대회 출전 만에 첫 4강의 꿈을 이뤘다. 두 차례 LG배 본선서 승점을 올리지 못했던 한을 풀었다. 최근 국내 대국서 4연패를 거두다 낚아 올린 3연승이어서 더욱 화제가 됐다. 16강전에선 LG배 챔프 출신 셰얼하오를 눕혔다.
백을 쥔 박건호는 하중앙 흑 미생마를 괴롭히며 주도권을 잡은 뒤 우하 일대에 대가를 형성하는 등 시종 우세를 유지했다. 둘 간 상대 전적은 2018년 제3회 미래의 별 대회 8강전 승리 포함 박건호의 2연승으로 벌어졌다. 박건호는 “꿈꾸는 것 같다. 마음을 비우고 임한 결과인 것 같다”며 기뻐했다.
주최국 중국은 15명이 출전해 16강에 10명, 8강에 5명, 준결승에 2명을 올렸다. 한국은 8532명이 살아남았다. 5명이 출전한 일본은 1승도 못 올리고 전멸했다. 준결승은 9일 신진서 대 탄샤오, 박건호 대 구쯔하오전으로 벌어진다. 두 판 다 첫 대결이다. 승자끼리 내달 14~17일 결승 3번기를 치른다. 우승 상금 180만 위안(약 3억5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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