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vs 잡리스… 뉴욕 지하철의 비극
30대가 마약 중독 공격적 행동
방어하던 20대가 우연히 살해
지난 1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지하철 F노선을 달리던 열차 안에서 흑인 노숙자 조던 닐리(30)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해 충격을 줬던 가해자의 신원이 드러났다. 24세의 미 해병 출신 백인이라는 것만 알려졌던 그의 이름은 대니얼 페니였다. 그는 사람을 좋아하고 바텐더를 꿈꾸던 평범한 구직자였다.
당초 이 사건은 흑인에 대한 과잉 대응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가해자인 페니가 주변 사람을 돕는 성품을 가진 사람이란 것이 알려지면서 각각의 어려움으로 홈리스(homeless·노숙자)와 잡리스(jobless·실직자)가 된 두 남성이 뉴욕의 지하철에서 만나 벌어진 비극으로 사건이 재해석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7일 ‘두 남성의 절박한 인생 경로는 어떻게 뉴욕 지하철에서 만났나’라는 기사로 둘의 인생을 조명했다.
닐리는 14세 때 어머니가 남자 친구에게 살해되면서 불우한 삶이 시작됐다. 닐리는 원래 마이클 잭슨을 흉내 내는 밝고 낙천적인 소년이었다. 하지만 결국 그는 학교를 자퇴했고, 노숙자가 됐다. 그는 뉴욕시에서 관리하는 노숙자 명단 중 가장 긴급한 지원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상위 50명 명단에 올라 있었다. 마약 중독 탓에 불안정하고 공격적인 성향을 보였다. 사건 당일도 닐리는 “난 죽을 준비가 됐다”, “아무것도 없는 것에 지쳤다”며 소리를 치고 코트를 열차 바닥에 던지는 등 소란을 피웠다고 한다.
가해자인 페니의 변호사는 “닐리가 페니와 다른 승객을 공격적으로 위협하기 시작했을 때 페니는 다른 승객의 도움이 있을 때까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행동했다”며 “페니는 닐리를 해칠 의도가 전혀 없었으며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예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니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6년 된 청년이다. 6년 중 4년을 해병대에서 보냈다.
그는 전역 후 여행·관광 업계에 종사하길 원하는 구직자였다. 그는 그가 마지막으로 있었던 노스캐롤라이나주(州) 해병대 기지 근처의 서핑 가게에서 작년 5월까지 일했다. 바텐더로 일하고 싶어 뉴욕에서 구직 중이었지만 잘 풀리지 않았다 한다. 우연찮게 지하철의 소동을 보고 해병 시절 배웠던 제압술을 썼다가 살인자 신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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