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유럽선 독감이 된 코로나… 한국은 “7월에나”
일본 정부가 8일부터 코로나를 계절성 인플루엔자(독감)처럼 관리하기로 했다. 사실상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을 선언한 것이다. 미국도 11일부터 코로나 비상사태를 종료하고 검사·치료의 유료화를 시작한다. 유럽 주요국도 확진자 격리나 마스크 의무를 없앴다.
반면 한국 방역 당국은 확진자 격리 의무를 권고로 바꾸고 입원 치료비를 자부담으로 전환하는 사실상 엔데믹 시기를 7월로 계획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모든 방역 의무를 없애는 (완전한) 엔데믹은 내년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미·일, 유럽 등에 비해 “엔데믹 선언이 너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8일 열린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의’에서 민간 전문가들은 “한국도 격리 기간을 7일에서 5일로 줄이는 1단계를 거칠 필요 없이 바로 (격리 기간을) 권고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정기석 자문위원장은 “(코로나를) 일상적 의료 체계 안에서 관리하고 온전한 삶에 다가가는 계획을 시행해야 할 시기”라고 했다. 정부는 조만간 격리 의무 등 엔데믹과 관련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엔데믹은 특정 계절이나 지역에서 반복하며 풍토병으로 정착한 질병을 의미한다. 엔데믹 전환 기준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백신이 있고 치료가 가능해 격리 기간 같은 강제 방역 조치를 중단하면 ‘엔데믹 선언’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작년 3월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의 높은 백신 접종률을 꼽으며 “코로나 엔데믹으로 전환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한국의 엔데믹 선언이 지연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 준비와 의지가 부족한 것”이라고 비판한다. 한국의 백신 접종률이 미국, 영국보다 떨어지는 상황이 됐고, 다시 번질 경우 책임을 피하기 위해 정부가 미적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은 “엔데믹 선언은 사람들이 안심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며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1년 넘게 나왔는데 (정부는) 애매모호한 방향 전환 로드맵만 계속 내놓고 있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한국의 코로나 확진자는 3일 누적 기준 3118만명이다. 미국, 중국, 인도, 프랑스, 독일, 브라질, 일본에 이어 8위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은 사실상 엔데믹 선언으로 일상생활을 정상화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엔데믹을 위한 안전장치는 백신 접종이 가장 중요한데 한국은 그동안 적절한 백신 대응 전략을 마련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한때 세계 최고이던 백신 접종률은 2가 백신을 기준으로 보면 이제 영국과 미국보다도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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