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팬층이 매출 보장… 조국 다큐 31억·노무현 영화 145억

남정미 기자 2023. 5. 9.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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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홍보비용도 후원으로 충당
문재인 영화, 열흘만에 15억 모아

영화판은 그야말로 냉혹한 ‘쩐의 전쟁’이 벌어지는 곳이다. 배우 캐스팅부터 제작, 홍보 등 모든 것이 돈에 의해 움직인다. 지난해 제작비 30억원 이상 한국 상업영화 중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는 전체 19.4%에 그친다. 많은 스타 감독이 영화를 찍고도, 개봉일을 잡지 못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이런 영화계에서 특정 정치인을 미화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계속 나올 수 있는 건, ‘강력한 팬덤’이란 수익 구조가 이미 확보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크라우드 펀딩’이다. 자금이 필요한 수요자가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자금을 모으는 방식을 말한다. 특히 강한 팬덤을 가진 좌파 진영이 강세를 보인다. 노정태 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은 “좌파 진영은 돈을 내는 사람들이 많은데 비해, 우파는 수적으로 열세”라고 했다.

영화 ‘문재인입니다’는 열흘간 크라우드 펀딩으로만 약 14억8700만원을 모았다. 10만원을 후원하면 시사회 티켓과 한정판 DVD 등을 선물로 주는데, 10만원 후원에 참여한 사람이 3579명이다. ‘문재인입니다’를 만든 이창재 감독은 전작 ‘노무현입니다’에서도 비슷한 방식을 썼다. 개봉관 확보를 위해 실시된 펀딩엔 이틀 만에 약 5억원이 모였다. ‘그대가 조국’ 역시 펀딩으로 26억원을 모았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다큐멘터리도 원래 크라우드 펀딩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다수의 업체가 불승인을 결정하면서 현재 직접 계좌를 통해 후원금을 받고 있다.

이들 영화는 완성도와 상관없이 무조건 지지하는 콘크리트 팬층으로 인해 개봉 후 매출도 확보돼 있다. 조국 전 장관 다큐멘터리 ‘그대가 조국’은 33만 관객을 동원해 약 31억원 매출을, ‘노무현입니다’는 185만 관객, 약 145억원 매출액을 기록했다.

노 위원은 “우파 영웅은 대중적인 소구력이 좌파에 비해 작은 편”이라며 “영화 ‘국제시장’이 보여줬던 것처럼 보편적으로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야 보수가 지향하는 가치관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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