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경제 항산항심] 주식투자의 성공과 실패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이사 2023. 5. 9.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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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섭 재벌닷컴 대표이사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주식 얘기다. 미국발 금리상승으로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자 주식투자가 급증하면서 나타난 풍속도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계 증시가 급락할 당시보다 주식투자 열풍이 더 뜨겁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IT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무실에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핸드폰에 깔린 앱을 통해 주식거래를 한다. 주식이 없으면 시대에 처진 팔불출로 취급받을 정도니 주식투자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작년 2월 기준으로 예탁자산 10만 원 이상에 최근 6개월간 1회 이상 거래가 이뤄진 활동 주식계좌는 5998만7839개였다. 2020년 말 상장사 주식을 한 주 이상 보유한 사람이 919만 명으로 집계됐으니 지금은 최소 1000만 명을 넘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상장사 시가총액도 2500조 원을 넘어 우리나라 자본시장 항목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미성년자의 주식거래가 규제받는 점을 감안하면 성인 30% 이상이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다.

주식투자 인구가 증가하는 것은 자본시장 측면에서 보면 바람직하다. 기업의 직접 자금조달 창구가 확대됨에 따라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다. 국민경제 차원에서도 금융시장의 기반이 단단해져 1990년대 후반처럼 외환위기의 위험성도 줄어든다.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선진국도 전체 인구의 60%가량이 주식에 투자를 하고 있다. 연금 소득보다 주식투자를 통해 얻는 배당 수익률이 더 높다는 통계도 있다. 현재 국민연금 수령자의 평균 연금액이 월 100만 원 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배당소득은 노후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

이는 주식의 밝은 쪽만 봤을 때 얘기다. 자본투자대상 중에서 주식은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부동산이나 채권, 금처럼 가격변동이 크지 않고 일정한 가치를 인정받는 안전자산과 달리 주식은 투자 위험성이 매우 높다. 단기간 가격변동이 심하고 상황에 따라 원금을 몽땅 날릴 수도 있는 도박성의 투기적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주식투자가 대중화된 이유는 누구나 매매할 수 있어 접근성이 용이하고 언제든 현금화하기 쉽다는 장점 때문이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보면 일반인이 주식투자로 성공할 확률은 5%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0명 중 5명 안팎만 주식투자로 돈을 벌고 나머지는 겨우 원금을 유지하거나 손실을 본다는 얘기다. 주식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반인이 주식투자로 돈 벌기 어려운 것은 단기투자가 많고 기업의 본질가치를 무시한 채 단발성 투기종목에 베팅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보력이나 자금력이 취약한 개인이 투기적 성격이 강한 주식투자에서 성공하기보다는 실패 쪽에 더 가깝다.

세계적인 부호 중에는 주식투자로 일확천금을 일궈낸 사람이 많다. 워렌 버핏이나 칼 아이칸, 조지 소로스는 주식투자로 세계 최고의 부자반열에 오른 대표적인 인물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들이 꽤 있다. 이들이 투식투자로 성공한 배경을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장기투자이고, 둘째는 가치투자였다. 한 가지를 더 보태면 주식시장이 공포에 사로잡혀 모든 사람이 주식을 던질 때 과감하게 사들였다는 점이다.

주식투자를 하기 전에 반드시 체크해야 할 부분은 자신의 심리적, 성격적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평소 성격이 급하거나 덤벙거리는 사람은 가급적 주식투자는 피하는 게 좋다. 주식투자는 하루하루 변동 폭이 매우 크기에 이를 견디고 이겨낼 수 있는 인내심과 끈기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물론 행운이 작용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이는 인위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주식투자는 중독성이 강한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소발에 쥐잡기 격으로 어쩌다 큰 수익을 올린 투자자는 대부분 자신의 능력으로 착각한 나머지 무모한 투자에 나섰다가 원금까지 날리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주식시장은 수많은 사람들이 주식을 사고파는 완전경쟁시장이다. 아무리 좋은 회사의 주식이라도 사는 사람이 있고 파는 사람이 있다. 투자자 각자의 생각과 판단이 천차만별이고 다르기 때문이다. 나의 성공과 남의 실패가 시시각각 교차하는 곳이 주식시장인 만큼 만만하게 보고 뛰어드는 것은 위험천만한 선택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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